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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가을까지 같이 가자”...기다린 만큼 뜨거웠던 챔필

입력 2026.04.05. 14:05
홈 개막전 패배에도 관중석 열기 ‘후끈’
카드섹션·라인업송·남행열차까지 응원전
빗속 뒷풀이 응원...팬들 “시즌은 이제 시작”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관중석을 가득메운 야구 팬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결과를 떠나서 야구가 다시 시작했다는 게 너무 설레요.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가을까지 오래 보자 KIA 타이거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드리운 날씨였지만, 야구를 기다려 온 팬들의 열정을 막기엔 부족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홈 개막전 시작 전부터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가운데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지난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개막전. KIA타이거즈는 아쉽게 2-5로 패했지만, 이날 경기장을 채운 건 승패보다 ‘프로야구가 돌아왔다’는 반가움이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구장 주변은 들뜬 분위기로 가득했다. KIA 팀스토어 앞에는 유니폼과 굿즈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고, 마칭밴드 ‘크라운’의 공연과 밴드 ‘터치드’ 무대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입장한 관중들로 관람석도 빠르게 채워졌다.

7살 아들 민우군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재호(34)씨는 “홈 개막전은 꼭 아들과 같이 오고 싶었다.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무등경기장에 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분위기를 아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오래 기다린 만큼 오늘은 결과보다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플레이볼이 선언된 뒤 1회초 NC에 선취점을 내주며 관중석에는 잠시 아쉬운 탄식이 흘렀지만 침울한 분위기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가운데 8회 한준수의 솔로 홈런 이후 승리를 바라는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곧바로 이어진 1회말 KIA의 공격. “우리는 기아타이거즈,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된 최! 강! 기! 아! 타이거즈여!” 라인업 송이 울려 퍼지자 관중석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팔을 들어 올리고 박자를 맞추는 움직임이 파도처럼 번졌고, 그 순간 응원석에서는 빨간색과 노란색 카드로 ‘V13’을 형상화한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1번 타자 김호령!” 타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소개될 때마다 관중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방금 전 실점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되살아났다.

이어 2회 KIA 김선빈의 안타가 터지자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진 런다운 상황에서는 관중들도 숨을 죽인 채 경기를 지켜보며 “살아야 해!”, “뛰어!” 같은 외침을 쏟아냈다. 결국 태그 아웃이 선언되자 탄식과 아쉬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KIA의 공격 기회가 이어질 때마다 응원단의 리드에 맞춰 각 선수 응원가가 울려 퍼졌고, 곳곳에서는 “제발”이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찬스를 놓친 순간에도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고개를 떨군 관중들은 곧바로 다시 손뼉을 치며 “괜찮아”, “다시 가자”를 외쳤다. 풀카운트 상황이 만들어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어김없이 “어이! 어이!”라는 우렁찬 구호가 터져 나왔다. 또 출루한 상대주자가 도루를 시도할때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관중석에서는 “아야! 아야! 날 새긋다!”라는 KIA만의 사투리 가득한 견제 응원이 터져 나왔다.

부진한 경기 흐름 속에서도 목이 쉴때까지 응원 삼매경인 박진아(22)씨는 “이럴 때 더 크게 응원해야 선수들도 힘을 낸다”며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약속의 8회, 9회가 남아 있지 않냐”고 웃으며 말했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가운데 관중들이 우산과 수건으로 머리를 가린채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며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7회 이후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8회에는 쏟아지듯 내렸다. 우산과 우비를 꺼내 입거나 수건으로 머리를 가린 관중들도 있었지만 자리를 떠나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8회말, 관중들의 기다림에 응답하듯 한준수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관중들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끌어안았고 함성은 빗소리를 덮을 만큼 크게 울려 퍼졌다. “이래야 야구지”라는 말이 곳곳 터져 나왔다.

이어 카스트로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크게 뻗어나가자 관중석에서는 “홈런! 홈런!”이라는 연호가 울려 퍼졌다.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지만, 결국 폴 바깥으로 향한 파울로 판정되며 아쉬운 탄식이 이어졌다.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 전이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다. KIA 팬들이 카드색션으로 승리 기원 응원을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경기 막판까지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지만 관주들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9회가 되자 관중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남행열차’가 울려 퍼졌다. 흥겨운 리듬과 “비 내리는 호남선~”으로 시작되는 익숙한 멜로디에 맞춰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패배가 확실한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을 향한 믿음과 응원이 담긴 순간이었다.

결국 KIA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는 관중은 많지 않았다. 이어진 뒷풀이 응원에서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빗속에서도 남아 있던 관중들은 다시 라인업 송을 부르며 목청껏 응원을 이어갔고,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에게 끊없는 박수를 보냈다.

뒷풀이 응원에 참여한 김민지(26)씨는 “오늘은 졌지만 시즌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분위기라면 충분히 더 좋은 경기들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끝까지 함께 응원하면서 가을까지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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