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난세에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아이콘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자정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한 작가의 고향인 광주는 전세계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며, 그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5·18광주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의 주요 작품 대부분은 아픈 현대사를 특유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품어 국가적 트라우마에 맞선 것으로 평가된다. 소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각각 5·18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을 다루며 '증언 문학'이라는 장르에 접근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엘렌 맛손 위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매우 부드럽고 단순하며 아름답게 잔인함을, 트라우마와 같은 어려운 일들을 묘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작가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힘을 보이는 모습에 희망을 느꼈다"며 "희망컨대 이번 수상이 한국에 힘을 주는 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 작가는 7일 스웨덴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어릴 적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첩을 발견한 후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스웨덴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때로는 '희망이 있나'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며 "그런데 요즘은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세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외신들도 한강 작가와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CNN 등은 한 작가의 수상 소식과 함께 대표작 '소년이 온다'의 작품 세계 등을 언급했으며 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과 한국 현대사 속 민주항쟁에 주목하기도 했다.
한 작가의 수상 소식과 외신의 주목은 어지러운 정국 속 국민, 특히 광주 시민에 큰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소설 '소년이 온다'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인 김길자 여사는 최근 한 행사에서 "한 평생 5월의 일들을 알리기 위해 살았는데, 한 작가가 소설로서 전 세계에 그날의 일들을 알려주셨다"며 "수상 소식을 듣고 재학이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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