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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소년' 발자취 따라 '한강 투어'···광주 찾는 사람 는다

입력 2024.11.10. 15:46
[한강 노벨상 수상 한달]
개인서 모임까지 ‘한강 투어’ 열기
독립서점 찾아 도서·원서 구매도
작가 창작열…문예지 특집 계획
북카페 가족단위 찾아 북적북적
도서 판매·대출서 상위 독차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된 지 한 달여 지났으나 '한강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강 투어'로 광주를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작가들의 창작열이 높아졌으며 문예지들이 특집호를 잇따라 준비하는 등 지역 문단이 활기를 띠고 있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소년의서' 한강 작가 코너

◆'한강 투어' 인기…전국서 광주 찾아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작품 '소년이 온다'의 배경인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강 투어'에 나선 방문객은 개인에서부터 소규모 모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옛 전남도청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상무대, 전일빌딩을 찾아보는가 하면 독립서점 등을 방문해 직접 도서와 영어 원서를 구매하고 있다.

내달 1일까지 진행되는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한 작가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작가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3개 섹션 '부딪침 소리', '겹침 소리', '처음 소리'를 작명하면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하고 광주비엔날레 포럼에 초청된 한 작가는 5·18민주화운동이 모티프가 된 소설 '소년이 온다' 일부를 낭독하기도 했다.

광주 동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소년의서' 임인자 대표는 "'소년이 온다'의 배경인 중흥동, 전일빌딩과 옛 도청을 방문한 후 한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저희 독립서점까지 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며 "방문하신 분들께서 '한강 투어'라고 칭하시는데, 단순히 책만 구매하는 게 아니라 광주의 흔적까지 짚어보고 가시더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방문한 광주 동구 독립서점 '소년의서'에 방문한 방문객이 책을 읽고 있다.

◆지역 문인 창작열 고조…계간지 등 특집 코너 마련

한 작가의 수상은 광주·전남 문인들의 창작 의욕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백애송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은 "한 작가의 수상은 이 지역 작가들, 특히 소설가들에게는 큰 의욕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며 "이미 구상했던 창작물을 쓰거나 탈고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작가들이 점차 늘고 있어 향후 잇따라 성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답했다.

광주문인협회와 전남문인협회는 계간지 내년 봄호에 한 작가의 수상을 기념하는 특집호를 마련하거나 관련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근모 광주문협 회장은 "광주 출신의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대단히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현재 겨울호 편집이 마감된 상황이라, 내년 봄호에 특집 코너를 마련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의 터 장흥이 속한 전남문인협회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관웅 전남문협 회장은 "한강 작가의 수상은 한국의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꿈을 이룬 것"이라며 "한 작가와 한승원 작가의 문학 세계는 남도 문학의 뿌리에서 자라났으니 이러한 전남 문학을 재조명하기 위한 행사를 내년 중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한승원 작가의 터인 장흥군을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세미나 등 학술대회를 통해 부녀의 작품을 탐구해보는 장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일빌딩245 '카페, 소년이 온다'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광주문학관, 방문객 증가…지역 작가 상설전시장 관심

근·현대의 광주문인과 문학사를 만나볼 수 있는 광주문학관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문학관이 전일빌딩245 1층 미니북카페에 마련한 '카페, 소년이 온다'에는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한 작가의 주요 작품을 전시한 광주문학관 2층 미니북카페에도 가족단위의 독자들이 찾아 독서를 즐기고 있다. 광주문학관을 찾은 방문객들은 박용철, 김현승, 정소파, 문병란 등 '광주 4대 문인'의 생애와 문학을 만날 수 있는 상설전시장에도 들러 '예향 광주'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광주문학관 관계자는 "한강 작가에 대한 방문객들의 관심이 상설 전시장으로도 이어져 문학관에 활기가 돌고 있다"며 "시민들의 발걸음이 크게 늘어, 이에 맞춰 문학평론가 등을 초청하는 다채로운 특강 프로그램도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광주문학관 2층에 위치한 미니북카페의 한강 작가 코너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서점가, 도서관…한강 책 인기 여전

앞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한 작가의 책들에 대한 인기도 여전하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 서점 온라인 사이트 베스트셀러 종합부문 상위권은 한 작가의 작품이 독차지하고 있다. 광주의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수상 소식 직후 곧장 품절이 된 이후 현재는 물량이 많이 풀렸는데, 지금도 한강 작가의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10일 기준 광주시립도서관 누리집 '베스트도서'란에도 한 작가의 대표작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이 선정돼 있다. 한 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부친인 한승원 작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작가가 펴낸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시집 '꽃에 씌어 산다' 등이 함께 주목을 받으며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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