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이나 도시 발전보다 업자들 뜻에 따라 위치 결정
광주역이 중흥동으로 옮기면서
신안동 터미널이 지정되었고
백운동에 남부터미널이 고시되었다
그러나 광주여객은 광주시에
자기회사 소유인
대인동 터미널 공용화를 요구했다
당시 광주여객 독무대나 다름없어
대인동 터미널을 늘리고
하루 1천300회선이 넘으면 분산하거나
새 터미널로 옮긴다는 조건으로
도시시설계획이 변경됐다
터미널(terminal)이라는 외래어는 종점을 뜻한다. 그러므로 버스터미널이라 하면 시내버스종점도 포함될 것이지만 흔히 시외버스의 종착과 시발정류장으로 생각한다. 이 정류장은 도시계획법에 따른 도시계획시설의 한종류로 일본식민시절에는 없던 제도이다. 이 때문에 일제식민시절의 시외버스 정류장들은 구역주변의 대인동에 몰려 있었다. 오하라(尾花)라는 일본인이 일본에서 인력거를 들여와 광주~서창~송정간을 운행했다. 이에 자극받아 1913년 가또(加藤)가 승용차 2대를 들여와 읍내와 송정리를 왕복하면서 편도요금으로 75전을 받았음을 철도편에서 밝힌바 있다. 1928년에는 광주자동차합자회사(原田學一郞)가 택시회사를 통합해 운영했다. 버스는 1918년 남선철도회사가 광주~송전간을 비롯한 경전선철도를 허가받으면서 버스를 도입, 남선철도자동차부를 병설해 도내 지방노선을 뛰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철도부설권을 국철에 빼앗기면서 구역전 인근 대인동 190번지에서 버스회사를 운영했으나 대동아전쟁 중인 1943년 자동차교통사업법이 시행되면서 전남일출(全南日出)자동차와 합해 전남여객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광복 후 전남여객 보유차량 32대는 광주여객, 호남여객, 동방교통 등에 분산되었다. 광주여객은 금남로 5가 180번지에 있었고 동방여객은 대인동 180번지, 동방여객은 대인동 301번지에 차고지 겸 터미널이 있었다. 50년대 후반 좌웅을 겨룬 금성여객(52년면허)도 금남로 5가 178번지에 있어서 오늘날의 구성로(계림1동~광주대교)일대에 집중해 있었다. 사람의 왕래가 철도역을 중심으로 집중했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정차하거나 주차하는 공간, 회차장, 정류장, 차고지 등이 도시계획법에 규정되고 도시시설로 지정하기 시작한 것은 1972년이후의 법이다.
광주도시계획은 일제시대인 1939년에 계획입안 당시로부터 15년 후인 1967년 광주인구가 15만명이 될것으로 보고 계획했으나 실제로 1967년 광주인구는 37만명에 이르게 되어 기존의 도시계획으로는 도시공간을 규제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 우일설계에 용역을 주어 15년 뒤인 1983년 인구가 70만명에 이를 것을 전제로 도시계획 정비계획을 세웠다.
중흥동 지금의 광주역은 69년에 옮긴 역으로 1939년 도시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때 이미 광주는 당초 예상인구의 두 배를 넘어 있었고 73년 호남고속도로의 계통을 앞두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때라 전면적인 도시계획 손질이 불가피했다. 그 동안의 도시계획은 84년 이후에야 시민의견을 묻는 공청회가 규정되어 있었을 뿐 그 전에는 용역회사에서 계획한 것을 시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면 되었던 시절이라 주로 교수들로 구성된 시도시계획위원들과 권력기관에 의해 그 기본안이 좌우되었다. 세부적인 실시계획 때는 유력한 토지소유자들에 의해 도시계획이 영향을 받던 시절이다. 이 때문에 1967년 광주도시계획 재정비 때는 조선대학교 교육지구가 132만m²에서 212만m²로 확대되어 교육지구 안에 포함된 주택들이 반강제 수용당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당시 광주역이 대인동에서 중흥동으로 옮기면서 신안동 127~5에 2만2천m²의 공용터미널이 지정되었고 73년 9월 백운동광장곁 959번지에 남부터미널 9천918평이 고시되었다. 그러나 당시 광주여객이 대인동 5-3번지에서 운영하던 자체터미널이 있던 시절이라 광주시 계획터미널로 옮기지 못하겠다고 버텼다. 결국 자기회사 터미널을 공용터미널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치열하게 경쟁하던 금성여객은 73년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해 광주여객 독무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75년 2월 광주시외버스업자들이 광주여객의 대인동터미널안을 지지해 대인동터미널 부지는 5천349평으로 늘리고 하루 1천300회선을 넘을 경우 분산하거나 새 터미널로 옮긴다는 조건으로 도시시설계획을 변경해주었다. 대중교통수단의 핵심인 철도역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멀리 자리잡고 도심지에 있어서 교통혼잡등 민원이 빗발치자 광천동공업단지를 터미널부지로 정한 광주고속이 이 곳 땅들을 사들이면서 광주시는 91년 7월 다시 이곳을 시외버스 공용터미널로 지정고시했다. 그러므로 대인동터미널이나 광천동터미널은 광주시나 도시계획위원들이 도시발전을 보아 정한 위치가 아니라 업자의 뜻에 따라 결정된 터미널이다.
도시계획위원들은 광주시의 발전전망으로 보아 동북부를 오가는 시외버스는 광주역 곁의 신안동에 두고 남부의 시외버스들도 도심지를 지나지 않도록 백운동광장 곁에 터미널을 두는 것이 좋다고 했으나 버스업자의 뜻에 따라 엉뚱한 곳에 세워진 뒤 신안동 터미널부지와 백운동 터미널부지는 98년 용도지정이 폐지되었다. 백운동후보지는 그 뒤 대형유통센터가 입주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해 오늘날도 공터로 버려져 있다. 광주역이 오늘날 계속 존치여부를 두고 기로에 선 것은 당초 이 곳을 인구 15만 인구의 교통중심센터로 정한 1939년 계획의 철도역인 탓도 있지만 이 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다른 교통수단의 순환체계가 미비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일 광천시외버스터미널이 도시계획대로 광주역 주변에 있어서 도내각처 시외버스들의 종착지나 시발지로 이용되었다면 오늘날처럼 존폐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터이다. 이 장에서 버스터미널을 다루는 것은 송정역의 KTX운행에 따른 대책의 본질을 살펴보기위해서이다. 버스경영자의 입장에서 철도는 경쟁사업시설이다. 장거리 여행객의 경우 버스보다 철도가 안전하고 안락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이용자 편에서 보면 열차에서 내려 열차운행이 안되는 곳에 갈 버스정류장이 철도역 곁에 있으면 편리하지만 버스업자 입장에서는 서울갈 손님을 지방에서 터미널까지 모셔온 뒤 철도역이 곁에 있으면 값이 비싸더라도 승객을 빼앗기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광주고속은 회사의 사활을 걸고 철도역 주변의 정류장을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광주시내에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북부와 남부터미널이 편리하지만 서울이나 도외도시에 나갈 지방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터미널이 하나여야 이문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이 광천동에 세워진 뒤 알게 모르게 광주시내 도로망마저 터미널중심으로 기획되고 확장되어왔다.
제2순환 전철계획에서 광천터미널 경과를 뒷순위로 미룬 것은 광천터미널의 용도가 적어져가는 시대발전을 내다본 점도 있지만 버스승객을 전철을 통한 철도역으로 쉽게 옮겨지는 것을 꺼리는 업자의 속셈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송정역과 시외버스터미널간 왕래가 편리해질수록 서울행 버스손님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싫던 좋던 송정역은 여수, 순천 등 동부권과 목포시민을 제외한 대다수 도민들이 도외 나들이 때 이용할 교통의 중후기능을 맡게되어 있다.
광주시가 시내버스 노선을 짜는 것을 보더라도 지하철이 통과하는 지점에는 시내버스 투입을 줄이고 있다. 도내 시외버스 노선버스를 대부분 장악한 시외버스업계는 광천터미널 하차손님이 송정역으로 가는 것이 불편하도록 시내버스 배차가 되기를 원한다. 광주시가 진정으로 시민과 도민을 위한 행정을 하려면 송정역에 KTX가 개통되기전에 대중교통종합대책과 함께 도시계획 자체를 손질해 이곳에 시외버스터미널을 만들었어야 한다. 미적미적 업자의 눈치나 보면서 송정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이라 할지라도 시민편의를 돕는다는 순리를 따라야 지역기업으로 계속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때이다. 도시계획이 이처럼 업자의 이해에 따라 변했던 과거의 적폐는 없어져야 한다.
도시계획법에 따른 차량관련 시설은 공용터미널 이외에 주차장이 있다. 법에 따라 광주시가 지정한 주차장은 3만4천773곳 이다. 그 중 510개 주차장은 무료이고 나머지는 유료이다. 주차장은 장소에 따라 노상주차장과 노외주차장, 건물이나 회사부설주차장이 있다. 주차단속은 주로 노상주차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노상주차장은 대부분 공공도로이거나 공공용지로 대부분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있지만 통제가 불가피한 10곳은 관리단체에 용역을 주어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2013년만 현재 주차장 노면수는 51만8천214면으로 광주시내 면허차량대수가 56만8천54대이므로 5만대가량의 차량은 불법주차가 불가피하다. 특히 많은 차량이 몰릴 광산구 송정동에는 농협공판장 노외주차장과 평동로인 역전뒤 신덕동 주차장, 구청앞 큰길가 주차장 정도라 문제가 심각하다.
광주시 도시계획시설조서를 보면 평동산단과 하남지구, 첨단지구 등에 넓은 면적들이 지정되어 있다. 북구 각하동에는 3만5천765m²에 달하는 화물정류장이 지정되어있지만 무슨 용도로 전용되고 있는지 항시 비좁아 각하동 순환도로일대가 정류장 겸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삼각동 271번지와 문흥동 877-15번지에 여객터미널이란 이름의 정류장이 있다. 앞으로 어떤 용도의 쓰일지 불분명 하다.
사진/ 광천동 공업단지를 터미널 부지로 정한 광주고속의 뜻을 받아 광주시가 1991년 7월 시외버스 공용터미널로 지정고시한 광천동터미널은 광주시나 도시계획위원들이 도시발전을 전망하여 정한 위치가 아니라 업자의 뜻에 따라 결정된 터미널인 셈이다.오세옥기자
도시계획위원들의 설정과는 달리 백운동광장 주변의 남부시외버스터미널 부지는 버스업자의 뜻에 따라 지난 98년 용도지정이 폐지된 후 대형유통센터 입주신청마저 거절돼 오늘날 공터로 남아있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