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멈춰 선 호랑이군단···가을 대비 고민 깊어진다

차솔빈 기자
업데이트 2026.08.05. 17:53
무더위로 인한 5~6일 전체 경기 취소
선발 로테이션·타자 경기 감각 우려
KIA, 5~6일 야외 특별 훈련 진행
5일 야외 특별 훈련에 돌입한 KIA.

계속되는 폭염중대경보 발령으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주중 홈 경기가 모두 취소되면서, 향후 경기 운영 방식과 선수단 관리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KBO는 5일 오후 1군과 2군을 포함한 전 경기의 취소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5일부터 6일까지 예정돼 있던 kt wiz와의 홈 3연전이 모두 취소되면서 KIA가 폭염으로 치르지 못한 경기는 총 5경기로 늘어났다. KBO 전체로는 벌써 15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지난 2025시즌에는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폭염중대경보로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땀흘리며 타격 훈련 중인 KIA 선수단. KIA구단 제공

이에 KBO는 오는 6일 10개 구단 단장과 관계자들을 소집해 긴급실행위원회를 열고 폭염 관련 종합 운영 방침과 안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전 경기 취소 결정의 배경에는 지난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전 중 발생한 사태가 있다. 당시 경기 8회말 20대 남성 관람객 한 명이 온열질환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심정지까지 이르며 병원으로 옮겨졌고, 경기 종료 후에도 또 다른 20대 남성 관람객이 온열질환으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날 SSG 랜더스필드에서만 중증 환자 2명을 포함해 총 2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가 취소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전경.

잇따른 경기 취소로 KIA의 선발 로테이션과 선수단 감각 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KIA는 지난달 31일 100번째 경기를 치른 이후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남은 경기는 여전히 44경기에 달한다. 기존 4~5일 단위의 로테이션 스케줄이 무너지면서 실전 감각 저하 우려가 커지는 실정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5일 브리핑에서 “이례적인 상황이라 상황에 맞게 대처하려 한다”며 “너무 많이 쉬는 것은 선수들도 부담스럽고 감이 떨어질 수 있다. 불펜 투수나 선발 투수들은 4~5일 쉬거나 열흘 쉬는 것이 일상이라 큰 걱정은 없지만, 타자들은 쉬고 나면 상대 투수들이 100% 컨디션으로 던지는 공을 쳐야 한다. 타격감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원정에서 3연전을 치른다면 올러와 네일이 연이어 나갈 예정이지만, 또다시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어 실행위원회 결과를 보고 로테이션을 정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연일 폭염중대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더운 상황 속에서 훈련 중인 KIA 하주석. KIA구단 제공

앞으로 폭염 경보가 계속 돼 잔여경기가 더 늘어난다면, KIA는 9월 초 정규시즌 일정이 종료된 후 추석 연휴를 넘어 늦으면 10월까지 약 3~4주간에 걸쳐 빡빡한 ‘가을 잔여야구’를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에 KIA는 폭염 적응과 체력 안배를 위해 이날부터 야외 훈련을 재개했다.

경기장을 지켜보고 있는 이범호 감독. KIA구단 제공

이 감독은 “지난주 토요일부터 야외 훈련을 하지 못해 4일 만에 야외 훈련을 진행한다”며 “시원한 곳에만 머물기보다 더운 날씨에서 땀을 흘려봐야 체력적으로 좋고, 쉬는 날에 미리 더위를 경험하는 것이 향후 경기에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장에서 만난 김도영 역시 “어쩔 수 없는 휴식이니 쉬어가라는 하늘의 계시라 생각하고 있다”며 “야외 배팅과 수비 펑고를 진행하면서 폭염 속 앞으로의 경기에 대비하려 한다”고 전했다.

5일 야외 러닝 중인 KIA 선수단.

전례 없는 폭염 속에서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닥쳐올 잔여경기 일정을 극복해 내는 것이 KIA의 후반기 성패를 가르는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KIA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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