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수 미트에 꽂히는 묵직한 소리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훈련장에 울려 퍼지자, 지켜보던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마운드로 향했다. KIA 타이거즈의 ‘특급 신인’ 김현수가 첫 실전 등판에서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189cm의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갖춘 김현수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강속구가 강점이다. 고교 시절 투구폼 교정 후 시속 14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입증한 그는 최근 측정된 직구 RPM(분당 회전수)에서도 2천200을 상회하는 수치를 남겼다. 뛰어난 유연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향후 ‘이닝 이터’이자 선발 자원으로 성장할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현장에서 지켜본 동료와 코칭스태프의 반응도 뜨거웠다. 스위퍼를 주력 무기로 사용하는 제임스 네일은 김현수의 투구를 직접 본 뒤 “정말 좋은 공”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이범호 감독과 이동걸 투수코치 역시 그의 피칭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마주한 첫 실전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날 김현수는 1이닝 동안 17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2실점(2자책)을 기록했고, 삼진은 잡아내지 못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피칭 연습이나 자체 라이브 훈련 때보다 더 급하게 투구하게 되어 여유가 부족했다”며 “첫 실전이라 긴장도 됐고 오랜만에 실제 타자를 상대하다 보니 타점부터 다시 잡아야겠다는 과제를 얻었다”고 차분히 소감을 전했다.
실전의 벽은 높았으나 수확도 있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을 148㎞까지 찍은 것이다.
그는 “가장 기본인 직구에는 자신이 있지만, 지금은 구속 욕심보다 제구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제구가 뒷받침돼야 게임 운영이 가능한 만큼 제구력 향상에 더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러한 김현수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시선을 유지했다.
이 감독은 “분명 눈길이 가는 신인이지만, 지나친 관심은 본인에게 부담이 되고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1군 스프링캠프에서 본인의 역량을 차근차근 다듬어 시즌 동안 최고의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선배들의 애정 어린 조언도 이어졌다.
이전부터 합을 맞춰 온 포수 김태군은 “너무 낮게만 던지려 하지 말고 투구 범위 자체를 넓게 활용하라”고 당부했고, 베테랑 양현종과 전상현은 “실력에 자신감을 갖되 늘 겸손해야 한다”며 투수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선배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긴 김현수는 이번 캠프를 통해 베테랑들의 루틴과 컨디션 관리법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김현수는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싶다.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에서 선배님들과 계속 생활하는 것이 꿈이다”면서 “다음 실전 기회가 온다면 더욱 보완된 변화구 컨트롤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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