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5푼8리에서 2할6푼8리까지 단 5일이 걸렸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박찬호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시즌 초반, 부상과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타구가 향하는 불운을 씻었다. 돌격대장의 방망이가 살아나자 팀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박찬호는 22일 경기 전까지 1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8리 3타점 1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크게 볼 것이 없는 성적. 그러나 17일 kt위즈전 이후로 표본을 줄이면 4경기에서 18타수 9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이다. KIA 역시 8승 11패로 고전했으나 '리드오프' 박찬호의 선전이 이어지자 이 기간 3승 1패로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17일 경기 전까지 1할5푼8리에 그쳤던 타율도 이 기간 선전으로 2할6푼8리까지 단숨에 1할1푼이 뛰어올랐다. 비록 시즌 초반이기에 타석이 많이 쌓이지 않았음을 고려하더라도 가파른 상승세를 파악하기에 이견이 없는 부분.
이번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자격을 취득하는 박찬호는 그 전까지 부상과 불운에 시달렸다. 3월 25일 키움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회 안타 출루 후 도루를 하다가 무릎에 타박상을 당해 10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군에 돌아와서는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과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타구가 수비에 걸리고 본인이 생각한 대로 야구가 풀리지 않자 선수 스스로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찬호는 3안타를 몰아친 17일 경기 후 "그동안 진짜 죽는 줄 알았다. 이 정도로 심했던 적이 없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어 "오늘을 계기로 혈이 뚫린 것 같아 너무 시원했다"고 웃었다.
박찬호가 부진한 기간 이범호 KIA감독은 뚝심있게 그를 1번으로 기용했다.
이 감독은 "잘 맞은 게 잡히면 빗맞은 거로 보상되는 게 야구"라며 "지금 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예상치 못했던 달에 안타를 40~50개씩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본인이 잘 겪고 넘어가면 올 시즌 끝날 때 좋은 성적 올려줄 거로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이 감독의 격려에는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찬호의 실적도 고려가 됐다. 기량이 어느정도 입증이 된 선수이기에 1할대 타율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리고 박찬호는 그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박찬호는 "항상 4월에 개인 성적이 안 좋았으니까 올라올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팀 순위가 안 좋은데 내가 못치고 있다는게 힘들더라"며 "팀 순위가 더 처지면 올라오기 힘들겠다고 생각하니까 스트레스가 많았다"라고 돌아봤다.
박찬호가 최근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 김도영이 이번 주말 부상에서 복귀한다면 KIA는 이제 타선에서 거의 완전체에 가까운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지난해 팀 타율 3할 1리로 타 팀들을 떨게 했던 '메가타이거즈포'가 이제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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