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지역 전체에 대한 신뢰와 투자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광주 경제와 청년 일자리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등일보는 3차례에 걸쳐 파업의 문제점과 지역에 미칠 영향을 진단합니다. 편집자 주.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일부 직원들이 결성한 노조가 파업 명분으로 내걸은 '열악한 처우'나 '저임금' 등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미 초임 기준으로도 광주지역 근로자 평균은 물론, 동종업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공장을 가동한지 겨우 3년이 지난 GGM과 이미 업력이 수십년이 넘은 대기업 완성차 업체나 주요 대기업 부품사 등과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주시는 시민 혈세를 투입, 근로자들에 주거비 등을 포함해 사회적 지원을 하는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GGM 노조가 기존의 대기업 노조처럼 기득권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자'는 설립 취지와 지역민들의 희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GGM 근로자 초임 4천만원 수준
3일 GGM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GGM 직원은 총 684명이다. 이들의 임금 수준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으로 GGM 1년차 기술직 평균 연봉은 광주시가 제공하는 주거비 등(사회적 지원)을 포함해 4천210만원가량이다. 사회적 지원을 제외하면 3천840만원 수준이다.
민주노총 GGM지회가 초임 평균 임금이 2천940만원이라고 밝힌 것과 큰 차이다. 이에 대해 GGM 측은 노조가 격려금 등을 제외한 기본급(시급 기반)을 기준으로 계산했다는 입장이다.
2021년 GGM 공장 준공 당시 근로자 초임을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3천500만원을 책정했다. GGM 임금은 35만대 생산까지는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올라간다.
실제 초임뿐만 아니라 평균 임금도 급격히 상승 중이다. 2023년 기준으로 평균 임금은 사회적 지원을 제외하고 4천814만원가량이다. 사회적 지원을 포함하면 4천994만원가량이다. 1년 만에 평균 임금이 13% 증가했다. 이는 정기 임금 인상분(물가상승률) 3.6%에 더해 잔업과 특근 등(7.4%)이 증가한 영향이다.
고용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 총액 인상률은 2.2%다. 정액급여(기본급·통상적 수당) 인상률은 3.5%다. GGM의 급격한 임금 상승에는 정액급여는 평균과 비슷하게 올랐지만, 잔업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저임금? 동종업계 평균보다 높다
당초 GGM 설립 목적은 지역 청년들이 타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취지다. 이에 근거하면 GGM 노조는 '저임금' 일자리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광주지역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일자리로 분석된다.
국세청이 공개한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광주 근로자 1인당 평균 총급여액(원천징수별 평균 총급여)은 3천806만원이다. GGM이 초임 기준으로도 광주지역 평균 임금보다 더 높은 셈이다.
노조는 완성차나 주요 부품사 등 동종업계와 비교해서도 낮다고 주장하지만 이도 사실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평균임금(정액급여+특별급여)은 근속 연수 1년 미만의 경우 3천825만원(월 임금 총액 기준 318만원)이다. GGM 1년차 직원의 경우 사회적 지원비(2024년 기준 326만원가량)을 제외하고도 평균에 이른다.
광주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1년차 평균 임금이 3천800만원이면 지역 동종 학력·업계 수준에서 보면 결코 적은 임금도 아니다"며 "월 30만원씩 주는 주거비 등을 포함하면 오히려 장시간 근무해야 높은 급여가 나오는 대기업 공장보다도 더 낫다"고 말했다.
실제 GGM의 급여 수준이 큰 폭으로 올라가면서 퇴사율 또한 낮게 형성돼 있다. GGM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2년에는 12.6%(80명)이었던 퇴사율이 2023년 7.9%(49명), 2024년 5.8%(36명)으로 점차 낮아졌다.
◆기득권 보호에 일자리 창출 취지 퇴색
GGM 노조가 '사다리 걷어차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GGM 직원들은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숙지하고 이를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입사한다. 상생발전협정서는 선거로 뽑은 근로자 대표들과 같은 수의 회사 측 임원으로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테이블에서 현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입사하고 나니 파업 강행을 외치며 기존 입사한 직원들의 급여 수준을 올리는 데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파업이 강행되면 GGM 대타협이 깨지면서 기업 투자 축소·철회 명분을 주게 된다. 공장 문을 닫지는 않더라도 신규 투자를 막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군다나 GGM은 적정 노동에 따른 적정 임금이 핵심이다. 이 원칙이 깨지게 되면 GGM은 경쟁력도 잃고 명분도 상실한다. GGM은 일자리를 창출이 목표다. 기득권을 지킬 수야 있겠지만, 지역 청년들이 일할 기회는 박탈당하는 셈이다.
이미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2교대 근무'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GGM이 2교대를 통해 300여명을 채용하려던 계획도 멈춰섰다. 전기차의 해외 수출 등으로 생산 물량이 늘어나는데 생산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GGM 측은 "우리 회사는 신생 기업이고 직원 평균 나이도 31세다. 대부분 젊은 직원들을 신규 채용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처음에는 평균 임금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GGM은 전세계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1교대로만 하고 있기 때문에 2교대를 통해 추가로 300명을 더 고용하려고 하는데, (노조가 반대해) 멈춰 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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