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는 지역 전체에 대한 신뢰와 투자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광주 경제와 청년 일자리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무등일보는 3차례에 걸쳐 파업의 문제점과 지역에 미칠 영향을 진단합니다. 편집자 주.
노사민정 대타협 산물인 '광주형일자리'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면서다.
35만대 생산까지 '무(無)노조, 무(無)파업'을 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 뿐만 아니라 광주라는 '투자처'에 대한 신뢰를 깰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장기적으로 현대차가 GGM에 위탁 생산을 포기할 명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연관 기업들이나 다른 업종의 기업들의 투자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지역사회에서는 노사간 신뢰를 기반해 어렵게 만들어진 소중한 지역의 일자리인 만큼, 투쟁보다는 약속과 신뢰를 지키는 태도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2일 GGM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GGM지회의 조합원(225명) 투표 결과 파업 결의가 이뤄지면서 파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노조는 조만간 파업 방식이나 일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속노조 GGM지회 노조원은 전체 인원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해 생산 중단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제 파업이 일어날 경우 지난 2019년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35만대 생산까지 '무노조, 무파업' 원칙을 이어가기로 한 상생 협약이 깨진다. 공장 가동 3년 만이다. 이미 올해 초 노조가 만들어지면서 합의가 사실상 깨진 상태다.
파업은 노조 출범과 파급이 다르다는 게 중론이다. 노조 출범을 막는 건 위헌적 발상으로 막을 명분이 없다. 그러나 파업은 생산 중단까지도 이뤄질 수 있는 데다 당초 노사민정 대타협의 원칙은 물리적 투쟁이 아닌, 노사민정이 테이블에서 협상하자는 취지다. 이른바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인 셈이다.
GGM 자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혈세를 쏟고 그에 호응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투자한 사업이다. 만약 GGM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사회적 신뢰는 물론, GGM에 대한 투자 축소 또는 철회의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광주라는 지역사회가 GGM을 통해 신뢰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이면 중장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수많은 일자리를 걷어차는 행위가 될 것이란 비판이 강하다.
김성진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장(GAMA)은 "GGM은 기업이 돈을 벌려고 설립된 게 아닌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 지역기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든 곳"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GGM은 주주배당도 안 하고 우선적으로 지역 청년들 고용부터 하고 있는데, 우리 노조도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GAMA는 광주시 출연기관으로 GGM 최대주주다.
김 원장은 특히 "GGM 파업은 단순한 파업이 아닌, 광주 자동차 산업 미래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후폭풍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노조 설립) 또 신뢰를 저버렸는데, 현대차는 물론 어떤 기업들이 광주에 신뢰를 가질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이어 "광주가 기업에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감을 줘야 기업들이 광주에 투자할 수 있다"며 "단순히 눈앞에 있는 몇백개의 일자리가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만들어질 수천, 수만개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실제 GGM은 올해 하반기에 300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지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잠정적으로 보류한 상태다. 추가 생산라인 설립도 멈춰 있다. 파업이 실제로 이뤄지고 또 장기화될 경우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광주지역 대학교 교수들은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GGM은 광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축인데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지역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비판했다.
GGM은 출범 당시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통해 35만대 이전까지는 노사상생협의회에서 임금과 근로 여건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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