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신안 흑산도에 추진 중인 흑산공항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재조사 상황에서, 감사원이 여객 수요 산정 등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사업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흑산·울릉공항의 여객수요가 해운 대비 항공에 유리하게 과다 산정된 문제점이 발견됐다. 도서공항 여객수요 산정 방법을 개선하고, 흑산·울릉공항의 여객수요를 적정하게 재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사 결과, 국토부는 도서지역 총 여객수요 예측시 해수부 예측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총 여객수요가 향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이로 인해 국토부의 흑산지역 총여객수요(2040년 기준) 예측치가 해수부 예측치와 비교해 43만7천명(흑산)이 과다 산정됐다는 거다.
도서지역의 공항건설에 따른 교통수단 전환율(해운→항공) 추정도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해운 대비 항공수단이 가장 저렴하고 빠른 1개 시나리오의 설문조사 결과만을 반영, 흑산공항 전환율이 72%로 과다 산정했다. 감사원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흑산지역 전환율(해운→항공)을 재추정한 결과, 당초 대비 최대 40%p(72%→32%) 감소했다.
감사원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흑산공항의 여객수요를 재산정한 결과, 기존 여객수요(2050년 기준, 흑산 108만명) 대비 최대 83%(108만명→18만2천명) 감소했다. 또한 흑산공항의 여객수요가 크게 감소하는데도 수요예측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고, 공항등급 상향으로 총사업비가 대폭 증가하는데도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타당성 재조사 결과가 조만간 나오는 만큼 잘 준비해서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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