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안국제공항이 오는 10월까지 폐쇄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무안공항은 지난해 말부터 정기 국제노선 취항으로 이용객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전남도가 지난해 말 중국 산둥성과 업무협약을 맺고 정기노선을 취항하기로 했지만 공항 폐쇄 장기화로 활성화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3일 전남도와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전남지역 670개 여행사가 지난 한달간 판매했던 927건(여행객 수 8천167명)의 여행상품 중 96%(891건·7천703명)가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 업계에서 대목인 겨울방학과 긴 설 연휴까지 겹쳐 많은 관광 수요가 몰렸지만 공항 폐쇄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
또 사고 조사 등을 이유로 공항폐쇄가 연장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오는 10월까지 폐쇄하기로 하면서 지역 여행업계에는 문의가 뚝 끊긴 상황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날 K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무안공항은) 10월까지는 문을 열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를 개선해야 하고, 새떼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브리핑을 통해 무안공항이 6개월 이상 폐쇄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폐쇄 시점으로 10월을 특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지역 여행업계의 피해 상황을 파악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는 여행사 홍보 마케팅비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총 20억(도비 10억·시군비 10억)원을 들여 여행사 1곳당 300만원의 홍보 마케팅비를 지원한다. 마케팅비는 홈페이지, SNS 제작, 광고물·홍보 물품 제작 등에 쓰일 예정이다. 또 전남도와 시군이 함께 조성한 관광 진흥기금 지원액을 연 12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1%이자로 지원하는 운영자금이 업체당 3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여행업계에서는 공항폐쇄로 문의조차 없는 상황에서 홍보비 지원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목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겨울방학, 설 연휴가 끝난 지금부터가 더욱 걱정이다"며 "도에서 홍보비로 300만원을 지원해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현재로써는 무의미 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이어 "운영비나 생활비로 쓸 수 있게 지원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며 "무안공항 폐쇄가 점차 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사를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도는 지난해 말 정기 국제노선을 취항시키며 무안공항 활성화에 물꼬를 텄지만 참사로 다시한번 위기를 맞았다.
도는 지난해 12월 30일 중국 산둥성과 정기노선 운항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여객기 사고로 일시 중단됐다.
협약대로 진행됐다면 산둥성에서 매일 300명의 관광객이 무안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다.
앞서 무안공항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번 사고가 난 태국 방콕 노선을 비롯해 일본 나가사키, 대만 타이베이,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9개국 18개 국제선 운행을 시작했다.
무안국제공항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여행을 위해 인천국제공항까지 갈 필요가 없어 이동 시간이 대폭 짧아진데다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광주전남 지역민에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
이용객 수도 2023년 23만3천337명에서 2024년 40만6천15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이번 참사로 모든 운항이 중단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무안공항이 복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며 "지역 여행업계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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