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관’ 논란에 中 잇단 반발···광주 지방외교 ‘불똥’

김현주 기자
업데이트 2026.09.03. 18:06
中 작가들 “전시 철수”…광저우 대표단 광주 방문도 취소
저우산시 여수섬박람회 불참 통보…국제교류·행사 차질 우려
중국미술학원과 루안 웨라이 중국 큐레이터는 3일 광주특별시 서구 하정웅 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엔날레 전시 철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대만관’을 둘러싼 논란이 지방도시간 외교는 물론, 국제행사 운영의 차질을 빚는 등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시 대표단이 예정된 광주 방문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던 중국 지방정부도 불참 의사를 잇따라 밝히면서다.

3일 광주특별시의회 등에 따르면 리하이저우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비서장 등 6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오는 6~7일 예정했던 전남광주 방문을 취소하겠다는 뜻을 전날 통보했다. 광저우 측은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라 광주비엔날레의 ‘대만 파빌리온’ 명칭 사용에 항의하는 차원의 불참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광저우 대표단은 6일 입국해 무안으로 이동한 뒤 특별시의회 의장 주재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7일에는 민형배 특별시장과 차담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방문을 비롯해 특별시의회 환송 만찬 등도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방문 자체가 무산되면서 시장 예방과 의회 교류는 물론 산업·문화시설 견학 일정까지 줄줄이 취소됐다.

특히 이번 방문 취소가 단순한 외교 일정 차질을 넘어 지방의회 간 교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다. 옛 광주시의회와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는 2012년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한 이후 상호 방문 등을 통해 교류를 이어왔다.

이 같은 외교 갈등은 앞서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 비롯됐다.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둔 이날 중국 측 파빌리온 전시팀은 서구 하정웅미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전시 철회를 선언했다. 중국미술학원과 루안 웨라이 중국 큐레이터는 광주비엔날레의 위상과 가치를 높이 평가해 적극적으로 참가를 준비해왔지만, 주최 측이 ‘대만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정치적 요인이 예술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은 중국 측 큐레이터 팀으로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뜻을 함께한 팀원 전체의 일치된 결정으로 이번 전시 철회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막을 코앞에 둔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논란은 광주비엔날레재단이 국립대만미술관 전시 명칭을 ‘대만 파빌리온’으로 확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달 27일 민형배 특별시장을 만나 유감과 우려를 전달했고, 중국 측은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명칭 변경 등을 요구해왔다. 광주특별시와 비엔날레재단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고 절차상 미비에 대해 사과했지만 갈등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되레, 오는 5일 개막하는 여수세계섬박람회로까지 번지고 있다. 여수세계섬박람회에 참가해 홍보관을 운영할 예정이었던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가 이날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저우산시의 참여를 위해 설득에 나선 상태다. 저우산시까지 불참할 경우 광주비엔날레를 둘러싼 논란이 중국 지방정부와의 교류뿐 아니라 전남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참여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민 시장 역시 지난달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민 시장은 “광주에서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것 자체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화예술의 영역에 정치나 행정 권력이 부적절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혼선을 자초한 재단과 실무진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행사가 끝난 뒤 사후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5151khj@mdilbo.com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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