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은 사람을 향하고, 기업은 지역과 함께 숨 쉰다.
광주 산업 현장에서 30년의 시간을 견뎌온 한 제조기업이 있다. 화려한 마케팅보다 묵직한 기술력으로, 속도보다 완성도로 성장해 온 디케이주식회사(이하 디케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보곤 디케이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 1993년 퇴직금 3천만 원을 밑천 삼아 금형프레스전문업체인 대광산업을 설립하면서 첫발을 내딘 디케이는 삼성전자의 협력업체이자 공기청정기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생활가전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30여 년 뚝심의 한길을 걸어온 디케이는 지역민과 함께 동반성장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인간존중·정도경영’ 원칙으로 지속 성장
디케이가 광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김보곤 회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인간존중과 정도경영’을 최우선 기치로 삼아 지켜왔기에 가능했다.
기업의 성장 비결을 ‘본질’로 꼽을 정도로 원칙을 지켜왔기에 지금의 성장이 가능했다.
김 회장은 인간존중과 정도경영은 단순한 경영 구호가 아닌 기업의 생존전략이라고 했다.
구성원이 존중받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는 것, 제품의 안전과 품질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것. 이러한 원칙이 쌓여야 기업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지해 온 확고한 신념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기본을 잃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단기적인 이익이나 외형 확대에 치우치기보다, 제조 기업으로서의 정직함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은 우리 조직문화에도 스며들어 있다”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책임 있는 품질 관리, 투명한 거래 관행은 디케이의 오랜 기업 문화를 형성해 왔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도 아까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형 부품업체에서 현재의 에어가전 전문업체로 도약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사람에 대한 믿음’이 주효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대다수의 기업들이 큰 위기를 맞아 인력감축을 통한 생존전략을 마련해 나갈 때
해고 대신 고통 분담으로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또 남들이 인력을 줄여나갈 때 직원 수를 더욱 늘리는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회사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간의 경영철학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생활가전 30년, 제조의 내공을 쌓다
디케이는 공기청정기, 공기청정살균기, 레인지후드를 주력으로 하는 생활가전 OEM·ODM 전문기업이다. 설계부터 제품 개발, 정밀 금형 제작, 프레스 가공, 양산, 품질관리까지 전 공정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기술을 축적해 왔다.
겉으로 드러나는 브랜드는 달라도, 제품 내부의 설계 구조와 금형 정밀도, 공기 흐름을 계산하는 기술력에는 디케이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 특히 공기 관련 제품은 외형 디자인만큼이나 내부 구조의 정밀함이 성능을 좌우한다.
초미세먼지 대응 필터 설계, 정숙 운전을 위한 소음 저감 구조, 강력한 흡입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는 공기 제어 기술 등은 단기간에 완성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30년간 축적된 제조 경험과 지속적인 설비 투자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김 회장은 “제조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며 “설비와 기술, 사람의 숙련도가 함께 성장해야 비로소 안정적인 품질이 확보된다”라고 했다.
디케이가 다루는 분야는 ‘공기’다. 보이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치는 영역이다.
공기청정기는 초미세먼지 대응 필터 시스템과 효율적인 공기 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돼 실내 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개발됐다. 공기청정살균기는 정화와 살균 기능을 결합해 위생 안전성을 강화했으며, 병원·공공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 가능하도록 확장성을 고려했다.
레인지후드는 강력한 흡입력과 저소음 구조를 동시에 구현해 주방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단순히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기가 아니라,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적 접근은 ‘생활가전은 곧 생활환경’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제품 하나가 바꾸는 것은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공간의 질이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제조를 넘어 기술 파트너로
디케이는 스마트 제조 시스템 도입과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역 최초 스마트팩토리 선도기업으로 생산 공정을 체계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AI 시스템을 접목한 생산 고도화를 통해 품질 안정성과 공정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 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정밀 금형 기술과 공기 제어 설계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에너지 분야와 환경 분야 연구개발에도 영역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공기 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디케이의 이 같은 사업확장에는 그동안 꾸준히 쌓아온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해 온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글로벌 경기 불안 속에서도 꾸준히 생산 역량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오랜 내공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내실을 갖췄기에 가능했다.
김 회장은 “성과를 숫자로만 평가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이어지는 거래 관계, 반복되는 주문, 파트너사의 신뢰가 곧 기업의 진짜 성과라고 본다”며 “제조기업의 경쟁력은 단기 매출이 아니라 축적된 신뢰에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술이 곧 신뢰로 이어진다”며 “완성도 높은 설계와 안정적인 품질이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시장의 신뢰를 얻고, 이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연결된다”라고 강조했다.

◆지역과 함께 숨 쉬고 성장
광주에서 출발해 성장해 온 디케이는 기업의 성장을 지역과 분리해 생각하지 않는다.
“기업은 지역의 토양 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는 김 회장은 지역과 함께 가는 성장이 곧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강조해 왔다.
디케이는 지역 동반 성장을 위해 2022년 3월 전남대학교·목포대학교·호남대학교·광주대학교·동신대학교와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한 산학협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역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 중심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는 단순한 채용 연계를 넘어 지역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기반 마련 차원이다.
사회공헌 활동 또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동신대 장학회에 2억 원을 기탁에 이어 2018년부터는 국제로타리 글로벌 봉사기금에 3억 원 이상을 지원해 왔다.
2023년 8월에는 광산구 집중호우 피해 세대에 제습기를 후원하고, 같은 달 광주교도소에 생수 6천900병을 기증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백혈병 환아 돕기 성금으로 총 3천만 원을 기부해 왔다.

2024년 1월에는 광주 아너 소사이어티 170호 회원으로 가입해 나눔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도 광산장학회에 장학금 3천만 원을 기부하며 지역 인재 지원을 확대했다.
김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라며 “기술로 성장한 기업이 지역과 함께 숨 쉬고, 그 결실을 다시 지역에 환원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디케이가 지금까지 이어져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힘줘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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