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큐칸에 반찬통' 홈플러스, 상품 몰아주기···광주 점포 버텨낼까

강승희 기자
업데이트 2026.05.31. 18:36
회생절차에 상품 공급 차질…37개 점포 영업 중단
문 연 점포에 물량 집중, 부족분은 자체 상품으로
동광주점·하남점 고객 "상품 다양성 아쉬움" 토로
“추가 운영 중단 계획 없어…정상화 기반 마련 총력”
지난 29일 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지하1층 육류코너에 음식용기가 진열돼 있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일부 점포의 영업을 중단하고 남은 매장에 물량을 집중 공급하고 있지만, 현장의 공급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정상 운영 중인 광주 지역 점포들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품 진열대를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대체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9일 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1층에서 시민들이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지난 29일 낮 12시께 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1층에는 평일 임에도 장을 보러 나온 가족 단위와 중년 여성 등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탑텐과 올리브영,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대형 브랜드부터 여러 옷가게, 행사코너까지 정상 운영하며 여느 때와 다름 없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 신선·가공식품관으로 이동하자 일부 매대의 상황이 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상단에는 ‘치즈’라고 적혀 있지만, 원래 진열돼 있어야 할 생크림·버터·치즈 등 가공 유제품 대신 전혀 다른 PB상품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해당 자리에는 PB브랜드인 ‘심플러스’라고 적힌 커피와 음료가 대체하고 있었다.

바베큐 코너와 축산 코너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바베큐 코너에는 음식용기와 소스류가 자리하고 있었으며, 축산 코너에도 각종 음식용기들이 진열됐다.

위스키와 보드카 등 주류 코너의 일부 매대도 PB과자 상품으로 채워졌다.

지난 29일 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지하1층 바베큐 코너에 반찬통과 음식용기와 소스 등 PB상품이 진열돼 있다.

이날 평소 마시던 두유를 사기 위해 매장을 찾은 노부부는 “늘 먹던 두유가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며 직원에게 문의하자, “그 자리에 없으면 없다”는 대답을 듣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처럼 매대 곳곳이 PB상품으로 대체된 이유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이후 불거진 상품 공급난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주요 거래처들이 납품 조건을 강화하면서 상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확보한 물량을 모든 매장에 공급하기 어려워지자, 일부 점포의 영업을 두 달간 중단하고 나머지 점포에 물량을 집중 공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상품 부족으로 고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하자 매출 방어가 가능한 점포를 중심으로 우선 영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 결과, 지난 10일부터 7월3일까지 104개 대형마트 매장 중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여기에 전남 지역에서는 목포점과 순천풍덕점이 포함됐다.

하지만 물량을 우선 공급받고 있는 광주 지역 점포에서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상품 부족 현상은 여전하다.

이 같은 풍경은 이미 온라인상에서도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최근 하남점에 방문했다는 한 시민은 블로그에 “유독 PB상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며 “규모가 커서 장보기는 괜찮았지만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보는 재미는 줄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지난 29일 광주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 지하1층 치즈코너에 PB음료들이 진열돼 있다.

또 다른 시민은 동광주점에 대해 “매장에 물건이 많이 빠진 상태”라며 “가끔 대형마트를 가는데 아쉽다. 빨리 정상화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에서는 “동광주 홈플러스 근황”, “광주 하남점에 왔다가 매대를 보고 씁쓸해졌다. 장 볼 게 있으면 홈플러스로 와야겠다”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추가로 매장의 운영을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앞서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매장 이외에 추가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며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익스프레스 우선협상대상자인 ㈜NS쇼핑과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대형마트 등 잔존사업 부문의 매각 작업에도 착수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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