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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출 초읽기…'상심' 깊어가는 '상심'

입력 2023.06.09. 17:09
[광주 대표 수산물시장 남광주시장 가보니]
최근 수산물 가게 손님 뚝 끊겨
2시간 일찍 문닫는 가게도 속출
2011년보다 피해 클까 노심초사
9일 남광주시장에서 수산물울 판매하는 이승숙씨가 상품들을 관리하고 있는 모습. 한경국기자

"벌써부터 수산물을 찾는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은 반토막 났어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지역 수산물시장 상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9일 찾은 광주 동구 학동에 위치한 남광주시장.

광주를 대표하는 상설 수산물시장인 남광주시장은 거래하는 상품 중 수산물이 많고 규모도 커서 수산물을 찾는 사람들과 상인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상인들은 깊은 한숨만을 내쉬고 있었다.

이곳에서 12년 넘게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태환(62)씨는 "원전 오염수 방류 임박 소식이 전해지고 부터 수산물을 찾는 사람이 말도 못하게 줄었다"며 "아직 오염수를 방류하지도 않았는데 요 며칠 전부터 갑자기 손님이 없다. 오후 9시까지 장사를 했지만 요즘에는 7시에 문을 닫는 가게도 넘친다"고 전했다.

옆에서 수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이승숙(61)씨도 박씨의 말에 동의했다.

이씨는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다고 하면 누가 생선을 먹겠나. 걱정들이 크다. 오염수를 정화해 안전하더라도 사람들 심리상 불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호소했다.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수산물들을 사놓으려는 움직임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상인들은 2011년 일본 원전 사고 때나 2014년 원전수 방류 때보다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했다.

이씨는 "손님들은 '수산물을 저장해 둬야하나'라고 말들은 하지만 실제로 대량으로 사는 사람은 몇 없다. 생선보관 기간이 짧아서다. 길어봐야 6개월이다"며 "요즘은 원전피해가 얼마나 큰지 다들 잘 알아서 예전에 오염수를 방류했을 때보다 손님이 더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전했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대책 조차 없다는 점이 상인들을 더 힘들게 한다.

이씨는 "오염수 방류로 손님이 줄어들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며 "몇몇 횟집은 손님이 끊겨 벌써 문을 닫았다. 평생 이 일을 해온 상인들도 일부는 업종을 변경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염수 방류는 상인뿐만 아니라 도매업자나 어민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추측된다.

박씨는 "앞으로 국내산 어종들을 찾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 고등어의 경우 국내산과 노르웨이산이 있는데, 이제는 국내산보다 유럽에서 잡은 노르웨이산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수산물 도매업자들도 오염수 방류 소식에 막막해 했다. 판매 품목을 변경할 수 있는 소매업과 달리 도매업은 거래처들과의 관계 때문에 물건을 바꾸기 어렵다. 식당이나 소매업상인들이 도매업에서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한다는 것이다.

남광주시장에서 수산물 도매업을 하고 있는 정모씨는 "수산물이 팔리지 않는 것도 걱정이지만 팔릴 때까지 버티는 일도 큰 문제다"며 "물건 보관에 쓰이는 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 소금의 경우 코로나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소비자들도 근심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다. 주부들은 혹시나 아이들이 피해를 입을까봐 장보는데 신중한 모습이다.

김모씨는 "아직 원전수를 방류하지 않아서 피해가 없을 것으로 알았는데 이렇게 피해가 클 줄 몰랐다. 그러고 보니 단골식당이 하나, 둘씩 문을 닫고 있다"면서 "평소 우리 가족은 수산물을 자주 먹는 편인데, 일본 오염수가 방류된다는 걱정이다. 차후 오염수가 방류되면 아이들 때문에라도 수산물을 먹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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