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한곳에 근무 중인 A씨는 지난 2017년 자녀들과 함께 서울에서 나주로 이주했지만, 3년여만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게 됐다. 중·고등학생 자녀의 교육 환경 부족이 A씨의 가족을 되돌아가게 했다. 더욱이 자녀가 희망하는 학과조차 지역 대학에 없었다. A씨는 "자녀를 둔 가정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육 환경이 중요하다"며 "거주지를 봉선동 등 광주에 두고 있는 동료도 꽤 많다. 교육과 문화 등 여러 부분에서 수도권 수준이 되긴 어렵다는 걸 알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이하 혁신도시)가 인구 5만 자족도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주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16개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됐음에도 구성원들의 완전한 정착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부족한 교육 여건과 교통 등 '생활 인프라'문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주민들은 자녀의 과밀학급 우려, 대중교통 불편, 문화시설 부족 등을 겪고 있어, 교육 여건과 공공주차장·대중교통 체계를 비롯한 정주여건 개선을 희망하고 있다.
2일 나주시와 혁신도시발전추진단 등에 따르면 혁신도시에는 지난 3월 기준 유치원 7곳·학교 9(초등학교 4·중학교 3·고등학교 2)곳· 어린이집 52곳이 있다.
혁신도시 조성 당시 계획했던 교육시설은 거의 완공됐지만,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나주시·전남도 평균을 웃돌아 과밀학급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 우려가 나온다.
주변에 아파트가 밀집한 라온초등학교의 경우 학급 평균 학생 수는 22명,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7.3명이다. 나주시 평균(학급 평균 학생 수 16.7명, 교원 1인당 학생 수 10명)은 물론 전남도 평균(14.9명, 8.8명)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빛누리초(21.7명·18.5명), 빛가람초(21.3명·17.6명), 한아름초(20.4명·15.7명)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중·고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학교 3곳과 고등학교 2곳 모두 나주시와 전남도 평균보다 학급당 학생 수와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높았다. 매성중은 학급당 평균 23.5명, 매성고는 2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같은 상황은 서울·울산·광주를 비롯한 지자체 교육청들이 맞춤형 교육 등을 위해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편성을 초등학교부터 점차 확대하려는 방침과도 상반된다.
이에 나주시는 통합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매성중·고등학교를 옆 부지로 분리하고 중학교를 증축해 학급 수를 늘릴 계획이다. 또 빛가람초등학교 인근에 초등학교 추가 건립도 추진 중이다.
빛가람동의 학령인구는 지난해 기준 초등학생(8세~13세) 4천112명, 중학생(14세~16세) 1천651명, 고등학생(17세~19세) 1천276명이며, 향후 공동주택 건립 등으로 수요는 지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과밀학급 해소와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대중교통 편의 증진도 정주여건 개선 과제로 꼽힌다.

빛가람동 내 시내버스의 경우 길게는 30분에서 50분가량 대기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불편을 일부 해소하기 위해 나주시가 '콜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또한 대기시간 불만이 나오고 있다.
혁신도시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요즘 콜버스 부르기도 힘들다. 기본 40분은 기다려야 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게다가 잘 잡히지도 않고, 차가 없다고만 뜬다'고 토로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은 '부를 때마다 차이가 크다. 어떨땐 5분 또는 40분'이라고 지적했다.
15개 기관이 모인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이전기관 노동조합협의회(광전노협)는 나주시와 반기별 간담회를 진행하며 ▲학생 과밀 해소와 사립중학교 신설 ▲공공주차장 인프라·문화시설 확충 ▲대중교통 개선 등을 건의해 왔다. 또 나주시 차원에서 개선이 어려운 사항은 국회의원 건의사항으로 건의 중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건의사항은 관련 부서에 전달해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며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초등학교 신설, 어린이스포츠체험센터·어린이테마파크 건립 등을 추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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