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문화재단이 지향하는 문화행정의 방향은 분명하다. 문화는 선언이 아니라 구조여야 한다.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탱하지 못하는 정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문화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다. 예술이 일자리가 되고, 문화가 복지가 되는 체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광주가 가야 할 길이다.
그동안 문화정책은 지원의 범주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연결의 행정이 필요하다. 예술 지원이 고용으로 이어지고, 창작이 산업과 만나며, 문화 향유가 복지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광주문화재단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실행 중심 행정을 통해 그 틀을 구축해가고 있다.
‘2026년 예술인파견지원-예술로’ 지역사업 운영기관에 7년 연속 선정돼 국비 3억5300만 원을 확보했다. 전국 최대 규모다. 지역 예술인 55명이 기업·기관과 협업하며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간다. 예술의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지원을 넘어 고용으로, 단기 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나아가고 있다.
청년 예술인을 위한 투자도 확대했다. ‘K-Art 청년 창작자 지원사업’에 총 10억8000만 원을 투입해 120명에게 연 900만 원의 창작비를 지원한다. 동시에 지역 대학과 연계한 RISE 기반 현장 교육과정을 운영해 기획·행정·제작 역량을 갖춘 실무형 문화인재를 양성한다. 청년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 창작이 생계와 병행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곧 지역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예술 지원체계는 생애주기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유아기 문화예술교육, 청년예술인지원과 청춘문화누리터 사업, 원로·디지털 취약 예술인을 위한 맞춤 지원까지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을 통해 우수작품의 후속 제작과 재공연·재전시를 지원하며 기초예술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문화복지의 성과도 구체적이다. 통합문화이용권 사업 운영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했다. 높은 발급률과 이용률은 문화 향유가 시민의 기본권임을 보여준다. 광주광역시 사회서비스원과 협력해 돌봄 현장과 예술을 연결하고,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찾아가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문화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고 있다.
정서적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 치유지원사업도 추진한다. 국비 공모를 통해 3년간 3억 원을 투입해 문화예술 기반 심리·정서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화가 위로를 넘어 회복의 공공 인프라로 기능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생활권 문화 확산 역시 중요한 과제다. 동구 문화센터, 서구 상무시민공원, 남구 물빛근린공원, 북구 양산호수공원, 광산구 수완호수공원 등 5개 구 거점에서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정기 운영하고 있다. 생활문화 동아리 105개 팀에 팀별 200만 원을 지원해 일상 속 문화 참여 기반을 넓혔다.
문화메세나 사업을 통해 기업 후원을 체계화하고 예술인·기업 매칭을 확대한다. 소액·지정기부를 활성화하고 집행을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지속 가능한 문화재원 구조를 구축하겠다. 문화재정의 다변화는 곧 정책의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라는 전환의 시기, 문화는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산업과 복지가 분리된 채로는 도시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예술이 고용이 되고, 문화가 사회안전망이 될 때 비로소 지역은 스스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문화정책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소비가 아니라 축적이다.
문화는 도시의 얼굴이 아니라 근육이다. 겉을 치장하는 장식이 아니라 내부를 지탱하는 힘이다. 문화예산은 줄여도 되는 항목이 아니라 도시의 체력을 키우는 기반 자산이다. 정책은 수치로 평가되지만, 문화의 효과는 삶의 표정에서 드러난다. 시민이 일상에서 공연을 만나고, 예술인이 안정적으로 창작하며, 취약계층이 문화로 위로받는 도시. 그 축적이 결국 광주의 경쟁력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정으로, 시민 삶에 힘이 되는 문화도시를 완성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