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출 기한 하루···市, 단독 의대 추진할까

이정민 기자
업데이트 2026.08.19. 18:32
목포대·순천대 통합 사실상 무산…30년 숙원 또다시 좌초 위기
민형배 시장 “통합 안 돼도 의대 신청”…이후 교육부와 재협의
20일 오후 6시 제출 마감…단독 공모·정부 선정 등 후속책 모색
목포대 순천대 통합 합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국립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 ‘단독 의대 추진’이라는 일종의 ‘극약 처방’을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제시한 의대 추진 계획서 제출 시한의 데드라인이 다가왔지만,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가 협상 테이블도 차리지 않는 등 사실상 통합이 무산되면서다. 민형배 시장은 19일 광주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학 통합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의대 신청 기회를 그냥 버릴 수는 없다”며 “그래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정부가 제시한 조건상, 현재는 양 대학 통합을 전제로 신청해야 하지만, 20일 제출 시한이 지나면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다른 방식의 신청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정부 방침이 ‘20일까지 두 대학이 통합해 신청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시가 나서 특정 대학과 함께 신청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며 “기한이 지난 뒤 교육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받아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거듭해서 ‘단독 의대’ 추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3일, 민 시장은 본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양 대학이 결단을 하지 않는다면 평가를 통해 한 개 대학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선, 광주특별시는 정부에 지역의 의과대학 신설 필요성과 정원 규모, 지자체 지원 계획 등 3개 항목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대학을 선정해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의대 신설 필요성을 정부에 전달한 뒤 교육부와 후속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거다. 향후 쟁점은 의대 신설 대학을 누가 선정할 것이냐로 모아질 전망이다. 광주특별시가 교육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지역 내 대학을 대상으로 공모와 평가를 거쳐 신설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행정통합 이전, 전남도가 지난 2024년 정부 추천 대학 선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면서 공모 방식을 검토했던 전례도 있다. 또 교육부가 목포대와 순천대 가운데 한 곳을 직접 선정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경우 두 대학의 개별 신청을 토대로 정부가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해 최종 대학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어느 방식이든 지역 내 후폭풍은 불가피하다. 공모 방식은 물론 정부가 직접 선정하더라도 탈락 대학과 해당 지역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일 전남과 경북을 지역 의과대학 신설 대상 지역으로 정하고, 전남의 경우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을 전제로 한 추진계획서를 지방자치단체가 취합해 20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광주특별시는 서류 검토와 취합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 양 대학에 18일까지 통합을 전제로 한 계획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순천대가 단독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막판 협상은 사실상 결렬됐다. 특히 양 대학은 지난 14일 민 시장과 만나 통합 및 의대 신설 방안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 제출 기한을 불과 엿새 앞두고 마련된 마지막 조정 기회였지만 성과 없이 끝나면서 통합 무산이 현실화됐다.

결국 30년 넘게 이어진 전남지역 국립의대 유치 숙원은 또다시 중대기로에 서게 됐다. 정부가 전남과 경북을 신설 대상 지역으로 정하고 100명 규모의 신규 의대 정원을 배정할 상황에서, 통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정원 자체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광주특별시는 교육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도 협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기존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목포·순천권 임상교육 분산 방안은 현실성이 낮다는 게 광주특별시의 판단이다. 현재 전남대·조선대 의대 정원이 이미 상당한 규모인 데다 현재 배정된 정원은 별도의 신규 정원이라는 점에서 기존 의대에 단순 배분하는 방식은 정부 정책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20일 이후에는 교육부와 협의를 별도로 해야 할 것 같다”며 “우선 의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를 중심으로 지역의 요구를 전달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시민단체는 양 대학이 대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27개 시민단체는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순천대와 목포대는 전남광주특별시에 각각 의대 유치 의향서를 제출, 대학통합을 전제로 한 전남 지역 공공의대·부속 병원 신설이라는 정부 방침과 정면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두 대학 간 이권 다툼으로 무산시키기에는 주민들이 걸고 있는 기대와 절실함이 크고 깊다”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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