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전남도지사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김영록 현 지사가 1위를 차지하며 3선 도전을 향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김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간 격차가 예상 보다 큰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무등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제9회 지방선거 1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지사는 전체 응답자 중 32%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2위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재선·9%)과의 격차가 23%p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 신정훈(나주·화순·3선)·이개호 국회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4선) 6%,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3선) 4%, 김화진 국민의힘 도당위원장 3% 순으로 집계됐다. 기타 후보는 0%, '없음·모름·무응답'은 39%였다.
주철현·이개호·신정훈·서삼석 의원 등은 각각 지역구를 보유한 현역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주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여수를 포함한 동부권에서 18%를 기록했으나, 같은 지역에서 김 지사는 이 보다 높은 28%를 얻었다. 신 의원은 나주·화순을 지역구가 포함된 광주근교권에서 21% 선호도를 얻었고 김 지사는 22%를 기록했다. 이 의원은 담양·함평·영광·장성이 포함된 광주근교권에서 12%, 서 의원은 서남권에서 10%를 얻는데 그쳤다.
이처럼 지역구에서 조차 눈에 띄는 지지세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로는 김 지사의 도정 운영에 대한 평가 우위와 국회의원들의 광역단체장 후보로서의 존재감 부족이 지목된다. 또 최근 대선이 치러지고 새정부 초기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지사는 재선을 통해 도민들과의 접점을 넓혀왔고, 농어업·관광·에너지 전환 등 주요 정책을 통해 전남의 미래 청사진을 강조해 왔다. 반면 경쟁 후보들은 중앙정치에 집중해온 탓에 도민들에게 제대로 각인되지 않았고 지역구라는 한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당별 지지도에서도 김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의 35%를 확보한 반면 주철현(11%), 신정훈(7%), 이개호(7%), 서삼석(5%) 등은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민주당 공천이 곧 본선 승리'를 의미하는 전남 정치지형을 고려하면 사실상 당내 경선이 도지사 선거의 본선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연령대별로도 김 지사는 고령층(70세 이상)에서 37%, 60대 38%, 50대 36% 등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반면 주철현·신정훈 의원은 30~40대에서 일부 선전했으나, 전반적으로 고른 지지세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없음·모름·무응답'이 39%로 여전히 가장 높은 수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판세 변화의 여지를 남긴다. 이는 유권자 다수가 아직 차기 도지사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진입하고 후보 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질 경우 지형 변화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지사의 도정 경험과 안정적 이미지가 도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며 "그러나 선거는 결국 정치적 변수에 따라 요동칠 수 있는 만큼, 경선 구도와 당내 입지, 공약 경쟁에 따라 향후 판세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등일보가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광주MBC 등과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일간 전남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응답률 17.2%)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휴대폰 가상번호를 이용한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2025년 5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를 부여(셀가중)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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