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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이 10조원 예산 책임 역부족 "보좌 인력 필요"

입력 2022.08.05. 13:51
자치 시대 맞아 시의원 권한·역할 증대
"제대로 감시·대안 위해 개별 보좌 必"
시민사회 공감대…"현재로는 견제 불가"
제9대 광주시의회 개원을 앞둔 지난달 5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의회사무처 직원들이 의원들의 명패를 설치하는 등 막바지 개원준비를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시의회가 '개별 보좌관 편법 채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간선택제 임기제(시선제) 공무원 채용을 추진하는 데는 개별적 의정활동 지원에 대한 강력한 요구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국회가 의정을 지원하도록 의석 수의 2분의 1 이내에서 정책지원관을 채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지만, '개별 의정 지원'이라는 근본적 요구를 법적으로 해결해 주지 않는 한 편법을 시도하려는 행위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뿐만 아니라 전국 각 광역의회에서 같은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광역의회가 비대해지는 지방정부에 대한 견제·감시 역할을 더욱 요구받고 있는 데 반해 개별 의정 지원은 안된다는 논리는 모순이라는 항변 또한 설득력을 얻는다.

강수훈 광주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이라는 획기적 전환으로 행정과 단체장 중심에서 의회와 주민 중심으로 위상과 권한을 확대했으면서 여전히 혼자서 의정활동을 하라는 것은 맞지 않다"며 "국비가 수조원에 달하고 행정이 비대해지는 상황에서 23명의 의원들이 이를 제대로 감시하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좌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자치법 개정에서 의석의 2분의 1 이내로 제한해 정책지원관 제도를 둔 것은 예산 문제를 고려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는 개별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며 정책지원관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정책지원관 제도 확대가 필요한 이유로 강 위원장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같이 머리 싸매고 고민할 인력이 필요하다"며 "개인 수행비서가 아닌, 같이 정책을 발굴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행동을 도모하는 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강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올해 광주시 예산은 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더해 광주시교육청의 올해 예산은 2조6천억원 가량이다. 산술적으로 광주시의원 한 명당 4천억원 가량의 예산이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시민사회도 광역의원의 경우 의정 지원 시스템이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인 비서로 오용하는 방식을 막아 시민 신뢰를 얻는 것을 전제로, 집행부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철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집행위원장은 "(개별 보좌관 편법 채용은) 국회에서 해결 못해 생겨난 문제"라며 "오히려 공식 보좌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의원 1인에 2명씩 지원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회의원 보좌진이 9명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광역의회가 한 명의 개별 의정지원 인력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들어가는 예산에 비해 가성비가 높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인 비서 등 논란의 여지를 제대로 차단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분명하게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만들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희철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장도 "지금 시의회 시스템으로는 광주시 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시의원들에게 정책 지원을 대폭 강화해 줘야 지방의회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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