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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아이파크 참사 원인은]불법·부실·조급·방관··· 균열 커지며 붕괴로

입력 2022.01.23. 19:25
시공사 안전 의식 부재 심각
관할 지자체 수수방관 도마
실종자 5명 행방 오리무중
경찰 “책임 소재 수사 집중”


광주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남은 실종자를 찾는 상층부 정밀 수색이 타워크레인과 거푸집 해체 작업의 지연 때문에 늦춰지고 있다. 지난 22일 크레인에 올라 작업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한지 11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실종자 5명의 행방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수색에 가장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145m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본격적인 수색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실종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어 최대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붕괴 원인과 관련 현산 측의 안전 의식 부재와 무리한 공기 단축,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관할 지자체의 뒷짐 행정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안전 의식 부재 '근본적 원인'

시공사인 현산의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이 주요 사고 원인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영하권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낮 구분 없이 공사를 강행, 한중 콘크리트 타설로 인한 양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부실 콘크리트로 6일 만에 1개 층씩 쌓아올려졌다는 현장 작업일지도 공개됐다. 게다가 현산은 39층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관할 구청으로부터 허가받은 공법이 아닌 '무지보 공법(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하는 등 공기 단축이라는 목표 하에 불법과 탈법을 넘나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노조가 지난 17일과 18일 노조원 7천573명을 대상으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공기단축에 따른 속도전(80.7%) ▲불법 다단계 하도급(55.6%) ▲공사비 후려치기에 따른 비용 부족(39.2%) ▲노동자 참여 없는 안전대책 수립(24.1%) 등을 꼽았다.

◆'관리 감독 부실·민원 묵살' 의혹 지자체는?

시공사인 현산이 일부 공정을 건축행정 당국 승인 없이 진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서구 역시 변경 사항을 보고받지 못했으며, 사고 이후 정황 등을 통해 전해 들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실제 시공 상태를 확인하기까지는 건물 안정화 작업 후 실종자 수색이 종료될 때까지 지켜봐야 해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상가 주민들의 민원 묵살도 논란이다.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공사가 시작된 2019년 5월부터 올 1월까지 붕괴사고가 발생한 2블럭과 관련해 접수된 기후환경 관련 민원만 324건에 달했지만 대부분이 ▲비산 먼지 날림 ▲공사 소음 ▲작업 시간 미준수 등의 민원이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상층부 합판이 떨어지거나 주변 상가에 균열이 생기는 등 안전사고와 관련한 민원 수백건을 제기했지만 서구청이 민원인을 악성 민원인으로 모는 등 민원을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부분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감리 일지와 다른 현장 상황에 대해 감리를 감독해야 할 지자체의 책임론도 대두됐다.

무등일보가 최근 확보한 화정아이파크 신축공사 감리업체의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2021년 4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03동 39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바닥 일부가 주저앉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보고서에서는 일절 기록돼 있지 않다.

◆경찰, 붕괴 원인 찾기에 '올인'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책임자 규명을 위한 수사를 본격 진행하고 있다.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는 현산 본사를 비롯해 이번 사고와 관련된 업체들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통해 공사의 계약 등 확보한 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구성, 현산 현장소장 A(49)씨를 포함해 현산 직원 6명과 감리자 3명, 하청업체 현장소장 등 총 10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건축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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