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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실종자는 4명이 아닙니다"

입력 2022.01.21. 18:23
잇단 '보여주기식 방문' 비판 이어져
"타워크레인 해체 중 방문해야 하나"
민주당·의회도 '무성의·부적절' 눈총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21일 오후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화정 아이파크 붕괴현장을 방문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저희가 실종자 네 분을 조속히 찾아야 하고, 고인이 되신 분과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21일 오후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이 한창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브리핑을 진행하던 중 '네 명'의 실종자를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시 후 이용섭 광주시장이 박 장관에게 다가가 '실종자들이 네 명이 아니라 다섯 명이다. 한 분은 돌아가신 분이다'고 귓속말을 건넸다. 박 장관은 짧은 탄식과 함께 짧은 침묵 뒤 발언을 정정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 정치인들의 '보여주기식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붕괴사고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나 무성의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천막을 방문한 후 브리핑을 진행했다. 박 장관은 "국가는 중대안전사고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검찰과 경찰도 엄중하게 수사해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브리핑 중 실종자 수를 네 명으로 언급하는 등 잘못된 내용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법무부장관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무슨 연관성이 있느냐는 의문이 일었다. 박 장관의 깜짝 방문이 '보여주기식 방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재 안전진단 등 건설 관련 업무는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가 중대재해 피해 관련 지원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신설하는 등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역시 고용노동부의 관할 업무다.

타워크레인 해체작업이 진행되는 도중 현장을 방문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광주 서구 농성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홍모(25)씨는 "타워크레인 해체가 위험하고 중요한 작업이라고 알고 있다. 재난 문자도 여러번 오지 않았느냐"며 "하필 그런 날 정치인들이 얼굴을 비춘다는 것은 현장 작업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구조 대책을 세우지 않은 상태로 사고현장을 방문해 무책임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김영배 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TF단장과 민형배 조사단장, 송갑석 광주시당 위원장 등 5명은 사고 이후 처음으로 현장을 방문해 "아직 구조 대책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중앙 차원에서 실종자 수색에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족들과의 소통도 주기적으로 하고 사고 수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태로 이제야 와서 다짜고짜 필요한 부분을 말하라는 것이 너무도 무책임하고 무성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발생 이튿날인 지난 12일에는 서구의회 기초의원 10여명이 현장을 방문해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구와 이름을 소개하며 명함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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