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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 장기화, 남겨진 환자·의료진 '근심'

입력 2024.03.02. 18:07
전공의 이탈 12일, 환자도 남은 의료진도 부담
수술 건수 감소 확연, 의료공백 가시화
간호사 업무 범위 “명문화된 절차 필요”
2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119구급대원들이 응급환자를 옮기고 있다.

"남겨진 의료진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르겠어요. 안 그래도 부족한 의료진이 더 부족하게 됐네요"

12일째 이어진 전공의 집단 이탈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이 지났음에도 상당수가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남겨진 의료진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2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은 환자를 실어 나르는 구급차들로 다소 분주했다. 미리 대기 중인 의료진들은 분류소에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대기가 길어지는 경증환자는 곧바로 타 병원으로 이송 조치됐다.

비슷한 시간 조선대학교병원은 전남대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타 병원으로 이송되는 환자들이 종종 보였으며 응급실 보호자 대기석에는 두어명의 보호자들만이 변동사항을 알리는 모니터를 하염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중환자실 대기석 한편에서는 "어머니는 언제쯤 퇴원할 수 있냐"고 묻는 보호자에게 경과를 설명하는 간호사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전공의들의 이탈로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었다.

2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간호사가 보호자에게 환자의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김모(77)씨는 "아내가 아주 위급한 상황인데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환자의 생명이 우선시 돼야 하는데 지금 의사들의 단체행동은 그것과 거리가 멀어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린이집 원장 김모(45·여)씨는 "다친 아이를 데리고 동네병원을 들렸다가 대학병원에 왔는데 수술을 빨리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평소 소아과에 방문해도 한두시간 대기하는 등 분명히 의사수가 부족한데 전공의들은 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현장을 떠난 전공의 대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료진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조선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인 전모(61)씨는 "전공의 파업으로 간단한 드레싱조차 교수들이 다 직접 해주는 걸 보니 의료공백이 현실화된 게 체감된다"며 "의정간 타협으로 하루빨리 절충안을 마련해 의료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 박모(48)씨는 "새벽에 섬망증세가 온 환자가 있으면 의료진들이 함께 케어해야 해서 잠을 못 자는 등 평소에 얼마나 고생하는지 안다"며 "가뜩이나 사람이 부족한 게 병원인데 남겨진 의료진들이 고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장의 의료진들은 수술 건수의 감소로 인해 의료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한편, 업무 분담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전남대학교 병원의 경우 전공의 이탈 전 평균 85건이었던 수술 건수가 2월 말 평균 32건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 A씨는 "현재 마취과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아 교수와 전임의들이 맡고 있다"며 "연휴가 끝나고 계약 종료되거나 파기한 전임의들까지 나오지 않는다면 수술건수는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간호사 B씨는 "현재 가중되는 업무로 인해 의료기관장의 재량에 따라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조절한다는데, 이런 불확실한 조치 말고 명문화된 절차와 법적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주시의사회는 3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의사 총궐기 대회'에 지역 회원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광주에서만 최소 100명 이상 의사가 상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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