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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동 주민 4명 중 3명 "정율성로 유지"

입력 2023.12.04. 15:07
행안부 권고에 남구 도로명 존치의견 투표
76% 현행 찬성…지자체에 변경 권한 없어
광주 남구 정율성 거리.무등일보 DB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로'에 거주하는 주민 4명 중 3명은 현재의 도로명 유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부가 불을 붙인 '정율성 이념논란'에 행정안전부가 '정율성로'에 대한 도로명 주소 변경을 권고한지 한 달 만에 이뤄진 주민의견 수렴 결과다.

4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정율성로'에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 상가 등 1천13세대에 대해 '정율성로 도로명 주소 사용 찬성·반대'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737세대(72.8%)가 응했고 응답자의 76.3%인 562세대가 도로명 변경에 반대했다. 찬성은 175세대(23.7%)에 불과했다.

이번 도로명 변경 투표는 행안부의 권고로 인해 이뤄졌다. 행안부는 '6·25 전쟁 당시 남침에 앞장섰던 인물을 기리는 정율성 관련 기념사업이 국가정체성을 부인하고 호국영령의 영예를 훼손하기 때문에 해당 사업 일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가보훈부의 주장을 근거로 10월 12일 남구에 '정율성로'에 대한 도로명 변경을 시정 권고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정율성로'는 남구 양림동 출신의 음악가 정율성이 중국에서 항일운동을 한 업적을 기리고 중국과의 우호 증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08년 남구에서 부여한 도로명이다.

남구는 양림동 257m 도로 구간에 '정율성로'로 도로명을 부여·고시해, 현재 1천13세대가 해당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라 도로명이 변경되려면 주소 사용자 20% 이상의 신청이 있어야 하며, 주민 의견을 수렴해 도로명주소 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 이후 심의를 거쳐 거주민 절반 이상의 변경 동의를 얻어야만 도로명주소 변경이 가능하다.

행안부의 시정조치가 권고사항에 그쳐 강제성은 없으나, 남구는 거주민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 의견 투표를 실시했다. 절차에 따라 진행된 이번 주민 의견 투표가 압도적 반대가 나옴에 따라 행안부의 권고 논란은 일단락돼 '정율성로' 명칭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남구 관계자는 "2008년 도로명 부여 당시에도 법적 요건과 절차를 준수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위법사항이 없다"면서 "이번 주민 투표 결과에서도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76% 이상이 나온 만큼 남구가 직권으로 도로명을 변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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