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청보호 인양 후 남은 과제는?

입력 2023.02.07. 18:37
육상으로 거치해 합동 감식...인양 시점은 미정
‘외부 충격·화재’ 취약...설계·건조 과정 확인
장비 작동 여부·생존 선원 증언도 살필 예정
지난 6일 오후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청보호 인양을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신안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의 인양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조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실에 물이 들어차 순식간에 전복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에 해경은 선박 결함, 충돌, 과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청보호는 이날 오후 기준 사고 해역 남동쪽 소허사도 해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착하는 대로 인양을 위해 투묘(닻 내리는 작업)를 시도, 이후 정확한 인양 시점은 기상과 선내 수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앞서 대허사도로 옮겼을 때처럼 투묘지를 찾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소허사도로 이동하면서 다른 안전지대도 찾는 중이다.

현재까지 육상으로 옮기는 방법은 바지선 위에 올려 예인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육상으로 옮긴 이후 선내 수색을 마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해양교통안전공단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합동 감식에 나설 방침이다.

해경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침수부터 전복에 이르는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혀낼 계획이다.

현재까지 생존 선원 3명을 상대로 '기관실부터 물이 차기 시작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해경은 전복에 앞서 기관실이 침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보호 선주와 선박 건조업체 대표도 수사 선상에 올려 1차 조사를 진행했다.

육상으로 거치한 직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파공·균열 등 선체 파손 정황부터 들여다볼 계획이다.

아울러 청보호가 지난해 3월 건조된 만큼 선체와 도면을 대조하며 설계와 건조 과정상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는 청보호가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만들어졌는데, FRP 재질이 상대적으로 건조비가 저렴하지만, 외부 충격과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선내 최대 적재 가능 하중과 만재배수량도 산출해 사고 당시 청보호에 통발을 비롯한 어구·어망을 과적했다는 의혹도 풀어낼 방침이다.

평소 '엔진에 문제가 있었고 기관실에 물이 샜다'는 생존 선원의 증언도 살필 대목이다.

선내 용수 공급을 위해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장치에서 누수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바닷물과 맞닿는 추진부 주변 부속 결합 상태 분석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 당시부터 제기됐던 3천200여개(1개당 3~5㎏) 등 어구·어망을 과적했다는 의혹도 파헤친다.

이외에도 구명뗏목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필수 항해통신 장비 적법 설치·작동 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해경 관계자는 "원인 규명에 앞서 조속한 실종자 수색과 선체 인양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육상으로 거치한 뒤 생존 선원들의 진술 등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합동 감식을 통해 규명할 예정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경위를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11시19분께 선원 12명(한국인 9명·외국인 3명)이 승선한 24t급 근해자망어선 청보호가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됐다.

사고 직후 목포광역해상관제센터(VTS)의 구조요청을 받은 광양프론티어호에 의해 사고 50여분만에 유모(47)씨와 손모(39)씨 인도네시아 국적 A(23)씨가 구조됐다.

또 수색 사흘째인 지난 6일에는 선체 내부에서 기관장 김모(65)씨와 선원 이모(58)씨, 주모(56)씨, 여모(54)씨, 이모(46)씨 등 5명을 잇따라 수습했다.

실종자 9명 중 남은 실종자는 선장 이모(51)씨 포함 4명이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이건 어때요?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사회일반 주요뉴스
댓글0
0/300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