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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건·사고 결산]①HDC현산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입력 2022.12.18. 16:29
아파트 신축 공사 중 상층부가 무너져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현장. 사진=무등일보DB

[올해의 사건·사고 결산]①HDC현산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매해 연말이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본다. 2022년 임인년에는 인재(人災)로 꼽히는 사건·사고가 유독 잦았다. 새해 벽두 광주에서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붕괴참사와 연말 서울에서 발생한 이태원 압사참사가 대표적이다. 결국, 사고의 원인은 '사람'으로 밝혀졌지만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도 '사람'이었다. 광주시·전남도민들도 안타까운 뉴스에 함께 마음 졸이고 눈물지었다. 무등일보는 한 해 지역의 대표적인 사건·사고와 그 이후를 살펴보는 기사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새해 벽두 무너진 아파트…또 현대산업개발

임인년 새해가 밝은 지 열하루만의 사고였다. 지난 1월11일 오후 3시34분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201동 공사현장에서 39층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38~23층 구조물과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붕괴사고로 건설노동자 6명이 숨졌고 1명이 다쳤다. 후진국의 아파트 철거 현장에서나 볼 법한 장면을 SNS로 접한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공사현장 철거건물 붕괴사고가 불과 7개월 전 일이었다. 철거 중에 무너진 5층 건물이 인근 정류장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애꿎은 승객 9명이 숨지고 기사 등 8명이 다쳤다. 화정아이파크 사고 직후 광주경찰은 수사관 89명 규모의 전담 수사본부를 꾸렸다. 앞서 학동 철거건물 사고로 71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렸으니 지방경찰청 한 곳에 붕괴참사 수사본부 2개가 꾸려진 모양새였다. 경찰은 11개월에 걸친 수사에서 직접적 과실 책임자를 포함 21명(구속 6명)의 피의자와 법인 4곳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주택법·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송치했다. 수사당국은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구조검토 없이 데크플레이트와 콘크리트 지지대 설치 ▲39층 바닥 타설 시 하부 3개층 동바리 철거 ▲콘크리트 품질양생 부실 등을 지목했다.


◆하위·하청 '불방망이', 고위·원청 '솜방망이'

화정아이파크 사고는 앞선 학동 철거건물 붕괴참사와 공통점이 많았다. 국내 굴지의 건설기업 HDC현대산업개발이 사업 주체라는 점과 원청·하청·감리업체가 총체적 부실 공사를 진행한 인재(人災)라는 점, 그럼에도 HDC현산 본사 책임자들은 처벌을 피했다는 점이다. 검찰은 먼저 송치된 17명과 법인 3곳(현대산업개발·가현건설산업·건축사사무소 광장)을 기소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원청인 HDC현산과 하청인 가현 등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HDC현산 본사는 학동 철거건물 붕괴참사에 이어 화정아이파크 붕괴참사에서도 처벌을 비껴갔다. 법원은 검경이 청구한 본사 안전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불법 재하도급을 원청이 묵인했지만 공모 사실을 밝히지 못해 처벌을 피했다. 노동자 7명이 사상했음에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불과 보름 앞두고 사고가 발생해 대표자 처벌이 불가능했다. 서울시가 맡고 있는 HDC현산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 또한 사고가 발생한지 1년여가 지나도록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와 노동부는 각각 '법령에서 정한 가장 엄중한 처분'과 '영업정지 요청'을 권고했다. 서울시 또한 6개월 이내 등록말소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처분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소명 기회를 달라는 현산 측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외벽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공사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무등일보DB

◆'처벌 강화는 말로만'…잠자는 방지 법안

국회와 정부는 화정아이파크 붕괴참사 이후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을 쏟아냈다. 먼저 부실시공으로 5명 이상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건설사를 등록말소 처분함과 동시에 5년에서 10년까지 건설업 등록을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또 HDC현산의 두 붕괴참사 현장에서 사고의 간접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재하도급 적발 시 현행 '징역 3년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에서, '5년 또는 벌금 5천만원 이하'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제시됐다. 부실 감리를 방지하기 위한 주택법 개정안과 국토부의 요청을 받은 지자체가 행정처분을 계속 미루는 것을 방지하는 개정안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법안 상당수는 소관 상임위에서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국회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가장 큰 책임을 진 원청사가 법망을 피해 꼬리자르기를 한다면 건설현장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현주기자 press@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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