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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끌미끌 공포의 지하철공사 도로

입력 2022.12.03. 11:50
비·눈 얼어붙으면 안전 위협 가능성 커
1~6공구 전체현장 겨울철 특별 안전관리
제설함·제설도구·미끄럼방지 복공판 설치
市 “시민 안전 위해 지속적인 점검할 것”
3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현장. 미끄럼방지포장이 된 MMA복공판과 철근을 용접한 복공판이 설치돼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눈길 운전은 베테랑도 쉽지 않다던데 한 번도 안 해봐서 벌써 걱정됩니다."

첫눈과 함께 영하권의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도심 곳곳을 파헤친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복공판이 설치되면서 한층 미끄러워진 도로가 비나 눈이 얼어붙어 살얼음이 생겨 빙판길로 돌변하면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오전 8시께 광주 서구 풍암동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현장. 출근길 공사현장을 둘러싼 시설물들로 인해 좁아진 도로 위를 차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철재 복공판이 덮인 도로에 진입하자 양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속도를 줄이며 서행하는 운전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보였으며, 공사로 인해 차선 한 개가 통제되자 급하게 옆 차선으로 끼어들려다 경적이 울려대는 아찔한 상황도 펼쳐졌다.

이곳 공사현장 도로는 지난 10월 4일과 9일 빗길사고가 있었던 곳으로 두 번의 사고 모두 미끄러운 복공판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1t 트럭운전자가 복공판에서 미끄러지며 방호벽에서 튀어나온 쇠파이프와 충돌해 복부 관통상을 입기도 했다.

3일 오전 광주 서구 풍암동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2공구 공사현장. 얇은 철판으로 된 임시 방호벽 앞으로 충격흡수를 위한 노란색 타이어가 비치됐으며 삐져나온 쇠파이프 끝부분에는 고무마감캡이 달렸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석 달 전 중고차를 샀다는 사회초년생 김모(28)씨는 "지하철공사장 주변을 지날 때마다 수시로 변하는 차선과 미끄러운 철판 도로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며 "평소에도 미끄러운 철판 도로가 날이 추워져 얼거나 눈이 쌓이면 지금보다 더 미끄러워질 텐데 사고날까봐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복공판은 지하 굴착 공사현장에서 차량이나 보행자가 지나가도록 도로 위에 설치하는 임시 자재다. 비용이 저렴하고 해체 작업도 수월해 공사비를 아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철로 만들어져 있어 매끄럽지 않고 비나 눈이 오면 미끄러워 안전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겨울철 눈길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전체 공사 구간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나섰다.

우선 본부는 겨울철 대형사고의 주원인인 도로 살얼음과 폭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6공구 전체 현장 감리단에 겨울철 특별안전 관리를 지시했다. 공구마다 감리단과 별도로 2~3명으로 구성된 비상대기반을 편성했으며 비상연락망을 점검했다.

또 복공판이 설치된 구간과 횡단보도 주변 현장을 위주로 제설함을 설치하고 염화칼슘, 빗자루와 삽을 비롯한 제설도구를 비치했다.

현장에서는 미끄럼방지포장이 된 MMA복공판을 급경사지와 내리막길에 구간마다 설치하고 복공판 위에 철근을 용접해 과속방지턱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혹시나 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H빔 위에 5m 간격으로 설치됐던 얇은 철판으로 된 임시 방호벽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어쩔 수 없이 삐져나온 쇠파이프 끝부분에는 고무마감캡을 달았으며 충격흡수를 위해 노란색 타이어를 비치했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불가피하게 복공판이 설치된 구간과 횡단보도 주변 현장을 위주로 겨울철 특별 안전점검을 진행했다"며 "토목공사가 끝나는 2024년 2월까지 더 이상의 안전사고가 나지 않도록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점검을 펼쳐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기준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1~6공구 토목공사 공정률은 46%다. 공구별로는 ▲1공구 48.9% ▲2공구 45.7% ▲3공구 46.3% ▲4공구 45.4% ▲5공구 42.4% ▲6공구 46.8% 진행됐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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