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5·18 공법단체 갈등 끝내 '가짜 유공자 논란까지'

입력 2021.03.01. 17:30
임의단체측, 1일 보훈처장 면담후 청와대서 집회
“조폭 의혹 인사 5·18 당시 행적 조사위 의뢰할 것”
자체 해결 시도들 무산…광주 근간마저 뒤흔들까
[ 5·18민주화운동 단체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기억저장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5·18 관련 3법(왜곡처벌법·진상규명특별법·공법단체 설립) 통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5·18 공법단체 설립을 앞두고 5월 단체 간 내홍이 깊어지면서 나눔과 연대로 대표되는 '광주정신'의 가치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갈등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그간 극우 진영의 전유물이던 '가짜 5·18 유공자 논란'까지 불거지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고 있어 5월 단체간 소통과 민주적 절차를 거쳐 합의를 이끌어 내 정통성 있는 공법단체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1일 5월 단체들에 따르면 공법단체 설립추진위원회(설추위) 신고 마감일이던 지난달 5일이 지난 뒤에도 단체들은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공법단체 추진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단법인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의 경우 유족회는 방계 회원 인정 문제로, 부상자회는 이사회 내부 갈등으로 설추위 준비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가장 갈등이 첨예한 곳은 구속부상자회다. 구속부상자회는 과거 이곳을 탈퇴한 5·18 유공자들이 주축이 된 임의단체 측의 문제제기를 잇따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국가보훈처는 5·18 공법단체 설립과 관련해 기존 3개 사단법인을 중심으로 구성하되, 회원 자격이 있는 유공자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이는 5월 단체의 역사성을 고려한 조치였다.

보훈처는 현재 단체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40년에 걸친 세월동안 5·18에 참여한 유공자들과도 소통해 민주적인 절차로 설추위를 구성토록 했다. 향후 갈등 소지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구속부상자회와 임의단체 측은 설추위 위원 비율을 두고 합의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보훈처 측의 참관 아래 상호 면담까지 진행했으나 평행선을 달렸다. 구속부상자회는 임의 단체 없이 단독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임의단체는 구속부상자회의 독단적 운영을 지적하고 나섰다.

임의단체 측은 결국 '가짜 5·18 유공자' 문제를 거론하며 구속부상자회 수뇌부의 도덕성 논란을 제기했다.

5·18 구속부상자회장의 조폭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5·18 당시의 행적을 조사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도 올렸다.

한발 더 나아가 2일 국가보훈처를 항의방문한 이후 오전 11시께 청와대 앞 효자동에서 집회를 갖고 가짜유공자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임의단체 관계자는 "5·18 유공자로 지정된 경위를 조사해 달라고 5·18진상조사위원회에 의뢰할 계획이다"며 "관련 명단 공개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보수 진영에서 5·18 유공자 명단 및 공적조서 공개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법원은 유공자 개인 사생활 침해에 해당된다고 판결했다.

이처럼 5·18 유공자들 간 갈등으로 '가짜 유공자 논란'까지 불거지자 5월 각계에서는 반발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5·18 유공자는 "차라리 유공자 명단을 싹 공개해서 가짜 유공자 논란을 불식시키고 정통성 있는 공법단체로 새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또다른 유공자는 "광주, 5·18 정신이라고 하면 전국에서 높이 평가하는데 정작 광주에서는 우리 안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가짜 유공자 논란을 키워 광주 전체를 먹칠한다. 조폭 논란을 알고도 지난해 구속부상자회장으로 선출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보훈처는 5월 단체 간 합의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군경회 등 타 보훈단체도 공법단체 지정 과정에서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탄생했다. 공법단체 추진 과정에 보훈처가 관여할 여지는 없다"며 "5·18 역시 회원들 간의 갈등을 소통과 민주적 절차로 극복하고 정통성 있는 공법단체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이건 어때요?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사회일반 주요뉴스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