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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공부방 158호] 가난하지만 다정한 아빠 "10년만에 딸 꿈 이뤄줘서 감사"

입력 2020.10.19. 17:20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8호
부인은 암으로 떠나고 홀로 세남매 양육
변변치 못한 형편에 책상·침대 엄두 못내
KT새노조 도움···"열심히 사는 아빠 될 것"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8호 공사가 완료된 김양의 방

"'아빠, 우리 집에도 침대랑 책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려운 형편에 제 엄마까지 없어서 일찍 철이 든 아이라 평소엔 뭐 사달라는 이야기 잘 하지 않지만 가끔 제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때면 가슴은 미어졌습니다. 이렇게 주변 도움으로나마 10년만에 소원을 풀어준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더 열심히 살아서 아이들 훌륭하게 키워내겠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큰 아들, 중학교 2학년 둘째 딸, 초등학교 5학년 막내 딸을 홀로 키우고 있는 김씨의 눈시울이 금세 불거졌다. 확 달라진 딸의 방이 믿기지 않는 듯 곳곳을 어루만지던 그는 더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김씨의 부인은 막내 딸이 갓 걸음마를 시작하던 때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돌봐야 할 자식이 셋이나 됐지만 김씨는 지칠 틈 없이 가정을 일구느라 애썼다. 손에 쥐어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면서도 두 딸의 머리는 항상 묶어주던 다정한 아빠였다. 하루 한 끼라도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겠다며 부지런을 떨기도 했다.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8호 공사가 진행 중인 김양의 집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가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변변한 공부방을 마련해 줄 상황이 되지 못했다. 변변한 가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 책상과 침대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래서 인지 이따끔씩 막내 딸이 친구 집에 놀러 갔다 오거나 TV 속 꾸며진 방을 볼 때면 하는 '방을 갖고 싶다'는 세상에서 김씨를 가장 가슴 아프게 하는 말이 되기도 했다.

아빠는 고민 끝에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에 문을 두드렸다.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는 김씨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함께 팔을 걷어 부쳤다.

골목길 깊숙이 위치한 김씨네 단독주택 2층까지 힘겹게 가구를 옮기는 일은 KT 새노조 조합원들이 힘을 보탰다.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8호에 도움을 준 KT 새노조 조합원들

잡동사니로 채워졌던 방은 이윽고 막내 딸을 위한 침대와 책상이 자리잡았다. 공부방 명성에 맞게 대대적인 집안 청소도 진행됐다.

생각지도 못한 깜짝 선물을 받은 막내 딸은 "진짜 이게 우리집이냐. 이제 침대에서 잠자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해도 되는 거냐"며 행복해 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관계자는 "달라진 집안 분위기처럼 앞으로는 네 가족이 늘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며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8호 공사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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