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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나폴레옹과 통조림, 잠수함

@선정태 입력 2023.11.29. 17:36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 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유럽을 정복하기 위해 군대를 강화했다. 당시만 해도 군인들은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굶주려 괴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평생 군인으로 살았던 나폴레옹 자신도 굶주림이 일상다반사였기 때문에 새로운 전투식량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장기간 보존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먹기 편해야 하고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걸고 공모했다. 이 공모는 시작 10년만 병조림이라는 제품으로 해결됐다. 입구가 넓은 병에 삶은 고기와 야채를 넣은 후 병을 중탕시켜 코르크와 왁스로 밀봉하는 방식이다. 이 '병조림'을 두고 병 안에 봄과 여름, 가을을 살아있게 만들었다는 극찬도 나올 만큼 획기적이었다. 병조림으로 조리 기구가 필요 없어져 취사 시간이 줄어들었고, 부대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병조림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나왔는데, 오늘날의 통조림은 당시 프랑스의 적국 영국에서 나왔다. 깨지기 쉬운 병조림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양철로 만든 홍차 보관함 캐니스터에 음식을 넣은 통조림이 나온 것이다. 병조림은 깨지기 쉽다는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었지만, 초기 통조림은 납중독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나폴레옹의 운명이 바뀌었을지 모를 몇 가지 발명품을 거부하기도 했다. 첫 번째는 열기구다. 나폴레옹 부관이 열기구를 띄워 적진을 관찰하고 적군의 배치와 진격로를 관찰하며 폭탄을 던질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나폴레옹은 기구의 미래가 밝아보이지 않는다면서 재정 지원을 포기, 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폴레옹의 운명이 바뀌었을지 모를 두 번째 발명품은 잠수함과 어뢰다. 미국인 발명가가 수면 아래에서 항해하면서 어뢰를 사용해 배들을 공격할 수 있다며 나폴레옹에게 선보였다. 나폴레옹은 센강에서 4시간이나 잠수하며 배를 공격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도 실제 전투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기화를 거부했다. 나폴레옹은 원래 기술 교육을 받은 포병장교 출신으로 과학이 군대의 우위를 결정하는 본질적인 요인이라고 믿었다. 황제가 된 후에는 프랑스산업 장려협회를 창설하며 과학과 기술을 군대에 접목하려 노력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결정적인 무기를 먼저 보고도 잠재력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이러니하다.

선정태 취재1본부 부장대우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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