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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귀성 행렬

@이정민 입력 2023.09.25. 17:14

추석 연휴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 연휴는 개천절과 맞물려 6일에 달한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마주하는 기쁨과 설렘을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 생각하는 귀성길을 말 그대로 교통지옥이었다. 고속도로 정체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서울에서 광주를 내려오는 데 10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었다.

고속도로의 차량들은 거북이 운행을 거듭했지만 가족들의 얼굴에는 고향 친지들을 만날 생각에 웃음꽃이 가득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절 분위기가 점차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필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20~30년 전에는 없었던 스마트폰이 있어서일까. 언제 어디서든 가족들과 통화하고 볼 수 있어서일까. 사촌 형, 누나, 동생들과 만나고 싶어서 안달 났을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이번 추석은 연휴가 길어서인지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많다.

실제 여행·레저 이커머스 클룩가 발표한 '2023년 추석 황금연휴 해외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 한국인의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가 작년 추석 연휴(9월 9∼12일)보다 56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미주·유럽 여행 상품 예약량이 작년 추석 대비 283% 증가했다.

6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에 다음달 4∼6일 추가 연차를 더하면 최장 12일까지 여행이 가능한 점이 장거리 여행이 늘어난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성수기인 8월과 비교해도 9월 미주·유럽 여행 상품 예약량은 24% 늘었다.

이처럼 명절에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여행 등을 떠나는 이유가 꼭 연휴가 길어서인 것 같지는 않다. 명절에 꼭 차례를 지내야 하고 이런 풍습을 요즘 시대에서는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턴가 따뜻한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고 있다. 앞서 말했던 귀성 행렬 속 도로에서 차가 막힐 때 차 안에서 간식을 먹으며 가족들과 즐겁게 나눴던 담소가 그리워진다.

올해는 유독 이슈가 많았던 한해인 것 같다. 특히 이번 추석은 코로나 종식 후 첫 명절이다.

앞으로 다가온 연휴에는 온전히 가족들과 함께 정을 나누는 것이 어떨까.

이정민취재2본부 차장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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