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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찾아 뜨거웠던 그날의 함성 속으로

입력 2023.06.09. 11:03
[민주화운동 순례길]
서울 중구 명동성당 전경.무등일보DB 

6월에는 우리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날이 많다. 6월1일 의병의날, 6월6일 현충일, 6월10일 6·10민주항쟁 기념일, 6월25일 6·25한국전쟁 발발일이다. 따라서 6월엔 단순한 여행이 아닌 역사 여행을 떠날만하다. 특히 자녀들에게 교육 여행이 될 수도 있다. 10일은 6·10민주항쟁기념일이 36주년을 맞는 날이다. 대구부터 서울까지 각 지역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열망과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인 가치를 되새기며 보람찬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민주화운동 역사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대구 2·28민주화운동기념회관

2·28 학생민주의거 자료 총망라

2월 28일 당시 관련 사진이 전시돼있다.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제공

뜨거운 역사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대구 중구 2·28민주화운동기념회관은 2·28민주운동에 대해 직접 체험해 보고 관련 자료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다른 곳과 다르게 그때의 저항정신을 느낄 수 있는 거대한 횃불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28민주운동 당시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각종 자료들이 있는 사료관부터 영상관, VR체험관 등 다양하게 마련됐다. 외국인이나 아이들이 역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로 번역돼 있거나 만화로 그려져 있어 좋다.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전시관에 있는 거대한 횃불조명.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제공

또 당시 학생들이 입었던 교복과 비슷하게 입어보는 체험 코너도 있어 당시 상황 속에 있는 것처럼 실감 나게 느껴볼 수 있다. 이외에도 민주운동에 앞장선 경북고등학교, 대구고등학교,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등 8개 학교에 대한 설명들도 있어서 자세하게 역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학생민주의거는 3월 15일 대선을 앞두고 대구지역 8개 고등학교 학생이 야당의 선거 유세장에 가지 못하도록 내려진 일요일 등교 조치에 그 부당함에 시위를 벌였다.


마산 3·15의거발원지기념관

3·15의거 당시 모습 생생히 재현

3·15의거발원지기념관 내부. 3·15의거발원지기념관 제공

그때의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의거발원지기념관은 3·15의거와 관련된 역사를 깊숙하게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저항한 유권자들이 표를 찾아달라 호소했던 바로 당시 민주당 마산시 당사 건물이다. 기념관은 당시 부정선거를 진행했던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퀴즈와 함께 3·15의거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마련됐다. 또 인형으로도 당시 상황을 재현한 공간이 있어 그 상황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이곳 외에도 스탬프를 찍으며 3·15 관련 유적지를 돌아다닐 수 있어 역사 흐름을 눈으로 생생하게 담을 수 있다. 3·15의거는 한국 현대사에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3·15의거는 선거 당시 번호표를 받지 못한 유권자들과 당원들이 선거를 포기하고 밖으로 나와 당사 앞에 모여 시위를 시작했다.


마산의료원

4·19혁명의 진원지

마산 시민들의 분노가 가득했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의료원은 4·19혁명의 진원지다. 실종자로 처리됐던 김주열 열사가 마산 앞바다에서 시신이 떠올랐다는 소문을 듣고 시민들은 지금의 마산의료원을 찾아왔다. 찾아온 시민들은 김주열 열사의 시신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 마산의료원을 가득 메웠다. 김주열 열사 시신을 확인한 시민들은 분노로 가득 차 지난 3·15의거 때보다 더 큰 규모의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김주열 열사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시위가 번져 지금의 4·19 혁명으로 이어졌다. 4·19혁명은 이승만 정권의 독재에 항거해 시민들이 일어난 민주주의 시민 혁명이다.


부산대학교·마산 창동 사거리

부마민주항쟁 흔적 곳곳에 남아

부산대학교 옛 정문에 위치한 무지개문. 부산대 제공

부마민주항쟁의 시작지인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는 곳곳에 부마민주항쟁의 흔적들이 가득하다. 부산대 옛 정문부터 시작해서 10.16기념관, 부마 민주항쟁 탑 등이 있어 역사 탐방길로도 유명하다. 눈여겨볼 곳은 10·16기념관이다. 10.16기념관은 부마민주항쟁 26년을 맞아 설립됐다. 이곳에는 당시 사진과 투쟁선언문들이 벽 한쪽에 마련돼 있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 사거리는 당시 중심가였다. 경남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시위를 진행했던 곳이다.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16일부터 20일까지 총 5일간 부산과 마산지역에서 박정희 유신독재에 반대한 시위사건이다. 부산대학교 5천여명의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여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가 확대되면서 회사원, 노동자, 상인 등 여러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또 마산까지 퍼지면서 마산시민들은 창동 사거리에 모여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박정희 정부가 비상 계엄령을 선포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


광주 5·18자유공원

5·18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체험 풍성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법정체험하고 있는 모습. 무등일보DB

고즈넉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이다. 광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는 5·18민주화운동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쉽게 알아보고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곳 5·18자유공원을 추천한다. 5·18자유공원과 100m 떨어진 곳에서 1980년 5월 18일 당시 민주주의를 지키려던 사람들이 구금돼 군사재판을 받았던 장소가 있다. 5·18자유공원에는 5·18민주화운동이 어떻게 일어났고, 진행됐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5·18자유공원은 방문한 사람들이 마음에 와닿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5·18민주화운동 현장을 나타냈다. 이곳은 글뿐 아니라 사진, 체험프로그램, 그림 등으로 이뤄져 있어 숨막히는 현장을 편안하게 풀어나갔다. 역사체험 프로그램은 법정영창체험과 주먹밥만들기 애니메이션 관람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외에도 곳곳에는 당시 상황을 재현한 조형물들이 있어 눈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5·18민주화운동은 광주에서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 세력의 퇴진과 계엄령 철폐를 요구하며 벌어진 운동이다. 신군부는 공수부대를 투입해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해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다.


서울 명동성당

6월 항쟁 민주화 열망 여전히 숨 쉬는 곳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던 이곳 바로 명동성당이다.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가톨릭의 시작이자 민주화의 상징이다. 당시 가톨릭에선 교회가 사람과 공동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대의 속에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야 한다고 했다. 젊은 사제들 중심으로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커져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민주화운동 관련해 많은 주교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제34주년 6·10 민주항쟁기념일을 맞아 이한열 열사의 생애기록 38건을 복원해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복원된 기록은 이한열기념사업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한열 열사의 유품으로 고교생 시절의 기록과 압수·수색 영장, 부검결과 등 1987년 6월 당시 항쟁과 관련된 기록들이다. 사진은 1987년 6월항쟁 중 명동성당 시위 모습.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2021.06.08. 

당시 명동성당에서는 1987년 2월 추운 겨울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박종철 고문치사를 규탄하는 국민추도회가 열렸다. 또, 같은 해에 고문치사를 축소, 조작한 진상이 폭로된 곳이 바로 이곳이다. 천주교는 교회의 네트워크와 국제적인 공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정권의 탄압을 막고 상황을 대외로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됐다. 6월 항쟁 당시 명동성당은 대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은신처 역할을 했다. 이후에는 항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각종 미사들이 집전됐다. 이외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널리 알리게 된 중요한 시작점이 명동성당이다. 이곳에서 시민들에게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성당 밖에 대자보를 붙여 널리 알렸다. 6월 항쟁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전국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이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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