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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연구 지속···지역민 건강·농가 소득에 기여할래요"

입력 2023.02.01. 15:36
[버섯에 인생 바친 오득실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장]
전국 누비며 노력…국제학회 논문 게재
꽃송이버섯 상용화 이어 트러플 재배 눈앞
‘2022년 버섯인상’…식용·약용 개발 주력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은 2022년 말 (사)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 창립 23주년 행사에서 버섯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2022년 버섯인상을 수상했다. 전남도 제공

[버섯에 인생 바친 오득실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장]

"버섯으로 많은 국민들이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길 바랍니다. 버섯으로 남북 교류도 활발해지기 바랍니다."

암환자들이 선호하는 꽃송이 버섯, 미식가들이 고가를 지불하고서도 구입한다는 서양 송로버섯은 그동안 일본과 프랑스 등지에서 수입해야 했다. 오득실 전남산림연구소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않았던 이 버섯들을 연구·재배해 상용화하는데 인생을 바쳤다.

오 소장은 버섯연구에 심취해 표고버섯을 시작으로 꽃송이버섯, 잣버섯, 개암버섯, 노루궁뎅이버섯, 참바늘버섯, 소나무잔나비버섯 등 전국 곳곳에서 자생하는 각종 버섯들을 찾아다녔다. 이렇게 그의 손을 거쳐간 버섯 종류만도 100여 가지나 된다. 꽃송이버섯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땄고, 25건의 버섯 관련 지적소유권도 확보했다. 국제학회 논문게재도 13편에 달한다.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은 10여년 전부터 꽃송이 버섯 재배를 위해 자생지를 찾아다닌 끝에 인공재배에 성공했다.

오 소장은 2000년대 초 일본에서도 소수만 재배하던 꽃송이버섯을 연구, 10여년 만에 균 배양에 성공했다.

그는 "암 환자에게 좋다는 소문에 고가에 판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내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연구했다"며 "버섯균주를 제공받지 못해 자생 균주를 채집했지만, 수없이 실패하면서 원인을 파악, 적정 온도와 습도를 파악해 800g배지에서 200여g의 꽃송이버섯을 처음으로 수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결과를 논문에 수차례 발표한 후 재배농가를 육성해 국내 농가들이 국내기술로 꽃송이버섯을 재배해 보다 저렴하게 건강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소장은 도 미식가들이 최상의 재료라고 하는 서양송로버섯 재배를 연구했다. 2014년 선행연구를 통해 균사배양에 성공, 인공재배가 가능해졌다. 이후 2018년과 2020년 중국 운남성에서 트러플이 재배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지 실사를 다녀오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도 트러플이 자생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그는 " 5종의 트러플이 국내 자생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국내외 트러플균을 상수리·종가시나무 뿌리에 접종, 담양의 한 버섯농가와 함께 시험포에서 인공재배 실증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에도 충청지역과 제주지역에서 트러플을 채취,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트러플이 일본·중국의 종과 비슷하지만, 중국산에 비해 향이 강해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소장은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 말 (사)한국버섯생산자연합회 창립 23주년 행사에서 버섯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2022년 버섯인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버섯인 상은 버섯생산자 연합회가 그동안 버섯산업의 발전에 기여해온 공로자를 엄선해서 수여해온 권위있는 상이다"며 "버섯 재배 농민들이 직접 선정해 매년 단 한명만을 선정하는 상이라 더욱 뜻깊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버섯을 통한 남북 민간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침엽수 간벌산물을 이용해 꽃송이버섯을 생산, 영양이 부족한 북한 주민에게 영양공급과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남한에는 저가의 버섯을 공급해서 이익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며 "또 북한에 버섯 공장을 세우고 천식과 당뇨에 효과가 있는 참바늘버섯 재배기술을 전수해 재배하면 남북한 주민 모두의 건강증진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산에 서양송로버섯도자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남북 민간교류의 문이 열리면 아직 연구가 안된 북한 산림 영역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될 것이다"며 "하지만, 남북 경색 분위기로 교류협력이 안개 속이다"고 아쉬워했다.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오 소장이 책임지고 있는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길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길과 다양한 나무와 숲 식생으로 매년 30만명 정도의 광주·나주시민들이 주말마다 찾고 있는 관광·휴양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연구소 진입도로였던 450여m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전국으로 유명해진 가로수길이 돼 사진촬영의 명소이자 산책하기 좋은 곳이 됐고, 새롭게 조성된 향나무길 진입로 역시 이국적인 경관의 명소가 됐다. 2020년 무장애 데크길로 조성한 연구소 숲 곳곳이 힐링의 장소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연구소 100년을 기점으로 명품공원화를 추진, 진입부 저수지는 수변공원으로 조성하고, 공간별 테마로 다양하게 정원으로 만들고 있다. 여기에 사람들이 숲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정적공간인 치유의숲 인근에 임야를 추가로 매입해 숲 어드벤쳐 체험이 가능한 스카이워크와 숲 전망타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오 소장은 "숲이 힐링 명소로 자리잡으면서 바다로 휴가를 떠났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숲과 휴양림을 찾고 있다. 숲이 우리들의 삶의 질 향상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다"며 "2018년 연구소에 치유의 숲을 개장해 숲해설과 산림치유프로그램 등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을 찾으면 새소리와 바람소리, 숲향기를 체감하며 숲치유광장에서 차와 명상을 통해 마음을 정돈하고 숲의 기운을 느끼고 담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종류의 버섯을 식용과 약용, 화장품으로 세상에 내놓겠다"며 "대량재배를 위한 기술 보급을 통해 지역농민들의 소득원이 되고, 지역민은 양질의 버섯을 보다 저렴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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