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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행불자 가족들 "우리 가족도 찾아달라" 호소

입력 2022.09.28. 18:31
오월 단체 “진상조사 연장·행불자 242명 전수 조사해야”
기자회견에서 행방불명자 최영찬씨의 아들 최승철씨가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2019년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무더기로 발굴된 유골 가운데 1구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된 염경선씨의 유골로 확인된 것을 계기로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된 다른 행불자 가족들도 추가 발굴 확대 등을 호소했다.

5·18단체도 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기간을 연장과 행방불명자 신고 대상자 242명에 대한 DNA 전수 조사를 촉구했다.

5·18 이후 아버지의 생사조차 모르는 최승철씨(59)는 28일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부상자회 주관으로 열린 '행방불명 비인정자 전수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자식이나 부모를 못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최씨의 아버지에 관한 마지막 기억은 42년 전으로 돌아간다. 당시 아버지 최영찬씨(1930년생)는 고물장사를 하고 있었다. 당시 18살이던 승철씨는 1980년 5월18일 시위대 모습을 보고 구경하러 따라가다 광주사직공원 앞에서 군인들에게 잡혀 상무대로 끌려갔다.

그날 저녁 아버지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 승철씨가 걱정돼 밖으로 나섰다. 승철씨 친구들로부터 "승철이가 군인에게 잡혀갔다. 상무대로 간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찾기 위해 상무대로 간 것이다. 그 이후 아버지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채 행방불명이 됐다.

승철씨와 가족들은 지난 42년간 광주교도소 터, 경기도 송정리, 서울 등 시체가 암매장 됐다는 제보가 있으면 달려 갔지만 김영찬씨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승철씨는 "나이 60이 될 때까지 아버지에게 효도도 못 하고 매일 저녁이면 머리가 깨질듯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부디 힘을 모아서 아버지를 이제라도 찾게 좀 도와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5·18 부상자회는 5·18 영령과 유족을 위해 5·18 진상조사위원회 활동 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보상 신청 당시 집계된 5·18 행불자 242명에 대한 DNA 전수 조사도 촉구했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1차 조사부터 7차까지 행불자 신청자 약 470여명 중 현재 인정받은 행불자는 69명, 인정받지 못한 행불자는 242명이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유골 조사 과정에서 추가 발견된 행불자들이 5·18 참여 유공자로 인정돼 배상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 계류 중인 8차 5·18 배상법안이 신속히 통과돼야 한다"면서 "5·18이 정리되면 6·25 전쟁, 제주 4·3 사건, 여순 항쟁 등 모든 억울한 일들도 정의롭게 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행불자 발굴에 대해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특히 "윤석열 정부는 5·18 조사위가 제대로 된 보고서를 펴낼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해야 한다"며 "올해까지인 조사위의 활동 기간을 연장해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자회는 이날부터 자체 접수를 시작해 개인정보 동의서와 채혈 동의서를 받은 명단을 5·18 조사위와 수사기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나호정기자 hojeong998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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