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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Z·호랑이·토끼··· 도자기로 보는 이주민 감성

입력 2024.04.22. 17:13
[ACC, 오는 7월 28일까지 ‘길 위에 도자’ 전]
이주 경험 지닌 작가들 통해
도예 양식사 접근 방법 탈피
현대 도예 새롭게 해석 소개
신작·퍼포먼스 영상 곁들여
스티븐 영 리 ‘마징가Z와 아프로다이A무늬 항아리’

만화 캐릭터부터 호랑이, 토끼 등 동물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그림이 새겨진 이색 도자기들의 전시회가 마련됐다. 특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모두 이민, 입양 등으로 인한 이주자들로 그들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울림을 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오는 7월 28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현대 도예 전시 '길 위에 도자'를 선보인다.

지난 18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설치와 미디어 매체 전시를 주로 선보이는 ACC에서 진행하는 첫 도예 전시로 아시아에서 이주한 도예의 전개 양상을 현대 미술로 새롭게 해석해 소개한다.

ACC가 아시아를 주제로 다양한 담론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아시아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전시는 이주의 경험을 가진 작가들을 통해 아시아 외부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현대 도자를 조명한다.

전시는 '스티븐 영 리(한국계 미국)', '린다 응우옌 로페즈(베트남-멕시코계 미국)', '세 오(한국계 미국)', '에이미 리 샌포드(캄보디아계 미국)' 등 4인이 참여한다. 참여 작가는 이민 2세대 혹은 입양과 같은 개인의 이주 서사에서 비롯한 문화적 충돌과 정체성 탐구맥락에서 자신의 서사를 도자에 담아낸다. 도예의 양식사적 접근이 아닌 인류의 역사와 흘러온 이주 현상을 통해 현대 도예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특히 스티븐 영 리, 린다 응우옌 로페즈, 세 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미국을 떠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일부 작품을 창·제작했다.

스티븐 영 리(Steven Young Lee) 작가는 부모님이 한국인으로 이민 2세대 도예 작가다. 미국의 명망 있는 도예 기관인 아치 브레이 도자재단(Archie Bray Foundation)의 아트 디렉터를 16년간 역임했다. 작가는 도자의 기형을 깨트려 완벽한 균형미를 최고로 여기는 도자의 전통적인 관습에 도전하는 작업을 한국의 전통 도자 형태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문양을 사용해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광주에서 제작한 3점과 미국에서 제작한 4점을 더해 총 7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 중에는 '마징가Z아프로디테A무늬 항아리', '밖, 호랑이처럼', '안, 토끼처럼' 등 작가가 성장 과정에서 봐왔던 캐릭터들을 도자와 접목해 신선함을 준다.

린다 응우옌 로페즈(Linda Nguyen Lopez) 작가는 유년시절 부모님의 이민배경에서 오는 언어적 어려움을 계기로 일상의 매우 사소하고 주변적인 사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대걸레나 먼지 등을 의인화한 도자 조각들을 제작해 오고 있다. 광주에서 창작한 3점의 '털복숭이 먼지' 시리즈와 관람객들이 직접 앉을 수 있는 의자형 도자 조각 4점 등 총 7점의 신작이 관람객을 맞는다.

세 오(Se Oh) 작가는 주로 자연의 형태에서 모티프를 차용하고 재료적으로는 한국의 고려청자 유약을 사용해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도자에 녹여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정(精)원'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이 광주의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의 흙을 사용해 창작됐다.

에이미 리 샌포드(Amy Lee Sanford)는 사회가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도예로 표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도자 관련 퍼포먼스 영상과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해외 유명 도예 작가가 도자의 고장인 한국을 찾아 한국의 흙을 경험하고, 또 이를 사용해 도자를 빚어낸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면서 "'길 위에 도자'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이주 예술가를 이해하고, 현대 도예의 경험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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