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민족 음악가 정추와 함께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음악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5월 28일까지 ACC 아시아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정추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 '나의 음악, 나의 조국'을 선보인다.
그의 인생을 통해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중앙아시아 고려인 강제이주 등 굵직한 한국 근현대사의 한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추는 한국에서는 월북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는 김일성 우상화에 반대했다는 까닭으로 잊힌 음악가였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는 존경받는 작곡가이자 고려인 가요 채록으로 한민족의 음악을 지키고자 했던 민족음악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는 2013년 정추 작고 이후 기증받은 기록물을 중심으로 총 3부로 구성했다.
일제강점기 광주에서 태어나 일본과 러시아를 거쳐 카자흐스탄에 이르기까지 일생 대부분을 이방인으로 살아온 정추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1부에서는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정추의 유년시절과 가족들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월북 후 러시아 유학시기 그가 작곡한 육필악보를 보며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3부는 1958년 소비에트 연방으로 망명한 이후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 가요를 채록하며 음악인류학자로 활동하던 시기까지 정추의 음악인생 전반을 조명한다.
작곡 습작부터 하나의 악보가 완성되는 과정, 이후 출판된 악보와 연주된 음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음원뿐 아니라 실제 공연영상, 정추 작고 이후 그를 그리워하며 열린 추모음악회나 추모음반 등도 만날 수 있다.
그의 딸들이 말하는 아버지 정추의 모습도 살필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 악보를 필사하는 등 음악가 정추를 따라 체험해보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강현 전당장은 "이번 특별전은 조국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광주 출신 디아스포라 음악가의 일생과 노력에 초점을 맞춰 구성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ACC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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