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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년을 이어온 게릴라전의 歷史

입력 2023.03.30. 18:10
보이지 않는 군대
맥스 무트 지음/ 플래닛미디어/ 884쪽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게릴라, 테러리스트, 반군 등 '보이지 않는 군대'와의 비정규전은 21세기에 피할 수 없는 전쟁의 현실이 되었다."

어쩌면 전쟁에서 가장 힘든 상대는 보이지 않는 군대와 내부의 적이다.

군사사학자 맥스 부트는 '보이지 않는 군대'를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방대한 비정규전의 역사를 담았다. 그는 책을 통해 5천년에 가까운 게릴라전의 역사를 돌아봐야 비정규전의 본질을 이해하고 21세기 주요한 전쟁 양상이 되어버린 비정규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게릴라전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10년대 산업화전쟁, 1930년대 공중전, 1950년 핵전쟁, 1990년대의 네트워크중심전 등 새로운 전쟁 양상으로 대체되는 것처럼 보였던 게릴라전이 부활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다. 세계대전 이후 반란과 테러리즘이 분쟁의 주된 양상이 되며 국가 간 전통적인 군사 분쟁은 줄어든 반면 게릴라와 테러 조직의 수가 증가하며 게릴라전은 다시금 21세기 전쟁의 주요한 형태가 된다.

책에 따르면 1990년대 총 전사자의 90% 이상이 비정규전으로 수행된 내전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로 비정규전은 전세계 주요한 전투 중 하나가 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트위터, 유튜브, 언론 매체를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최신 과학기술을 이용하는 등 비정규전의 수행 방식도 나날이 진화해가고 있다.

이처럼 게릴라전이 오랜 전쟁사에서 살아남은 배경에는 효율성이 있다. 고대 게릴라들은 현대 시각에서 보면 원시적이지만 메소포타미아 제국과 로마 제국을 붕괴시키고 중국 제국의 상당 부분을 전복시켰다.

저자는 가장 먼저 게릴라전의 기원에 대해 살폈다.

66년 중무장한 로마군이 유대 게릴라들의 매복공격에 전멸당한 벳호론 매복 전투,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당시 정규전뿐만 아니라 수많은 비정규전이 일어난 펠로폰네소스 전쟁, 수적으로 열세한 부족 집단들을 굴복시키는 데 애를 먹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중앙아시아 원정, 132년 로마 제국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로마에 대항해 시몬 바르 코크바가 일으킨 반란 등이 그 예이다.

이어 로마 제국의 통치에 반기를 든 고대 루시타니아의 게릴라 지도자 비리아투스가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로마군을 수차례 격퇴하며 끈질기게 저항한 사례, 게릴라 전술로 로마 제국을 몰락시킨 야만인의 침공, 중국 한나라를 상대로 게릴라 전술이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지를 보여준 유목민 흉노족도 빼놓을 수 없다.

또 1770년대에서 1870년대까지 세계를 휩쓸었던 자유주의 혁명의 결과인 게릴라전을 다루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신호탄이었던 미국 독립전쟁의 승패를 좌우한 북미 식민지 민병대와 민심, 대반란전에서 민심(民心)이라는 용어을 처음 사용한 헨리 클린턴 장군에 주목했다.

오스만 제국에 대한 그리스 독립전쟁, 이탈리아 통일을 위해 싸운 '20세기 게릴라들의 선구자'인 주세페 가리발디의 무장투쟁도 지나칠 수 없는 사례다

이와함께 제2차 세계대전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저항군 지도자 요시프 브로즈 티토를 중심으로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게릴라 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정규전 임무를 위해 탄생한 특수작전부대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책에 언급된 게릴라의 역사를 돌아보면 동서를 막론하고 역사상 위대한 고대 제국들은 게릴라 집단을 상대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입했지만 수많은 시도는 결국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고대, 중세 시대에 성지 예루살렘의 유대인부터 내륙 아시아 유목민, 스코틀랜드 고지대 원주민에 이르기까지 여러 집단에서 사용한 게릴라 전술은 현대 게릴라와 테러리스트, 반군의 전쟁 수행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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