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IA타이거즈 전력 점검 上]
28일 롯데자이언츠와 사직 원정 경기를 끝으로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2023년 시범경기 일정이 막을 내렸다. KIA는 올해 3년 만의 해외 스프링캠프를 통해 겨우내 각 포지션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고 어느 정도 옥석을 가려낸 것으로 보인다.
이제 KIA는 내달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랜더스와 경기를 시작으로 2023 프로야구 시즌 144경기 대장정의 서막을 연다. 지난해 4년 만의 와일드카드 진출로 가을야구의 맛을 본 KIA는 올해 보다 두터워진 뎁스와 기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통해 대권도전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KIA의 전력을 투타로 나눠 2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 바뀐 외인 원투펀치와 5선발 도전장 던진 루키
KIA는 지난해 로니 윌리엄스와 션 놀린의 부상과 부진으로 외국인 투수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시즌 중반에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와 부상에서 돌아온 놀린이 제몫을 해주긴 했지만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유형과는 거리가 멀었고 이닝 소화력 또한 부족했다. 결국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최고 155km를 구사하는 션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교체했다. 시범경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이들은 각각 3경기씩에 등판해 제 몫을 하며 올 시즌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앤더슨은 15이닝을 던져 1승 12탈삼진 평균자책점 1.20으로 에이스급 활약을 예고했다. 메디나 역시 14이닝을 소화해 실전 감각을 다듬고 있다.
양현종과 이의리는 무난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WBC 대표팀에서 KIA에 합류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가장 뜨거웠던 격전지는 5선발이다. 임기영의 자리에 '슈퍼루키' 윤영철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좌완 윤영철은 최고 구속이 140km대 초중반으로 빠르진 않지만 디셉션과 제구력을 바탕으로한 배짱있는 승부를 즐긴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8.2이닝 4피안타 4사사구 9탈삼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또 지난 26일 NC다이노스와 퓨처스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나선 임기영 역시 시범경기에서 순항을 거듭했다. 28일 등판 전까지 2경기에서 5이닝 4사사구 8탈삼진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3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실점 3자책으로 삐끗했다. 이에 5선발 경쟁에서 윤영철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만약 윤영철이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임기영은 불펜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임기영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윤영철은 퓨처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선발 투수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좌완 풍년'에 가린 '우완 부족' 그림자
불펜의 뎁스도 보다 두터워졌다. 특히 '좌완'쪽이 그렇다. KIA는 지난해 전상현과 장현식, 정해영으로 이어진 J-J-J트리오가 필승조로 나섰다. 이들은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KIA의 허리를 책임졌다. 하지만 시즌 말미에 부상으로 한 번 씩 이탈하는 기간을 갖기도 했다. KIA는 얕은 불펜 뎁스에 신음했다. 좌완 이준영이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고군분투 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무리가 있었다.
올해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의 이준영이 건재하고 여기에 겨우내 구속상승을 이뤄낸 최지민이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또 FA로 이적한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건너온 김대유의 존재가 힘을 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루키 곽도규가 은근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고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친 김기훈이 좌완 필승조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항간에서는 전원 필승조를 이룰 수 있을만한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좌완 투수가 풍부한 KIA지만 상대적으로 우완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필승조 전상현과 정해영은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장현식이 부상으로 재활 중이라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하다. 설상가상 시범경기에 나서고 있는 정해영의 구위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유승철, 남하준, 이태규, 송후섭 등 여러 우완 투수들이 있지만 이들에게 아직 기대를 걸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결국 장현식이 정상 합류하는 시점까지는 좌완투수들로 버텨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질과 양에서 불펜이 두터워진 것은 사실이다.
김종국 KIA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불펜에서 왼손 투수들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 전력 강화가 됐다"며 "작년에는 시즌 후반에 필승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는 불펜 전원 필승조를 고민할 정도로 뎁스가 깊어졌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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