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KIA는 지난 8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2연속 루징시리즈를 기록하게 됐다.
연이은 루징시리즈도 아쉽지만 가장 큰 걱정은 시즌 첫 4연패를 넘어서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 5할 승률을 지키고 있어서 위기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분위기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시즌 초 좋았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어서다.
그동안 KIA는 연패에 빠졌더라도 금방 훌훌 털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흔들리는 경기가 있더라도 다음 날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지고 있더라도 끈질기게 추격하는 집념으로 수많은 역전승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지고 있어도 이대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길 정도였다.
최근 분위기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이기고 있더라도 불안하다. 실제로 승리가 거의 확실해진 상황에서도 여러 차례 역전을 허용해 패배하는 경우가 나왔다.
이같은 부진 원인은 투·타 모두에게 있다.
토종 선발진과 불펜진의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시즌 초 선전했던 이민우, 임기영, 양현종이 최근 나란히 1패씩을 기록했고, 필승조로 활약했던 전상현과 문경찬은 팀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막강한 마운드로 승리를 쌓아온 KIA라서 피해는 더욱 컸다.
타선 또한 마찬가지다. 들쭉날쭉한 타선은 마운드에게 힘이 돼 주지 못했다. 선두타자들은 출루가 힘들었고, 중심타선은 찬스에서 득점을 만들어 내는데 실패했다. 이 탓에 중위권이던 팀타율은 이제 하위권을 바라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도 부진의 이유다. 팀 내 타율이 높은 김선빈(0.378)과 류지혁(0.381)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들이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면서 뜨거웠던 화력은 점점 식어갔고, 견고했던 수비도 균열이 생겼다.
이 상황은 자칫 잘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번질 수 있다. 8월 쯤 경기력이 다시 올라오더라도 7월 성적이 나쁘면 가을야구는 힘들어진다.
이에 맷 윌리엄스 감독은 타개책으로 선수들 체력관리를 떠올린 듯하다. KIA 선수들은 9일 평소와 다르게 실외활동은 최소화하고 실내로 들어가서 훈련했다. 더위에 일찌감치 지친나머지 본 경기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엔트리 변동이 적은 KIA라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기도 했고, 잠시 휴식 후 돌아온 선수들이 만족스러운 기량을 보였기에 고려해볼만한 판단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곧 있으면 날씨가 더 더워지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광주에 있는 동안 홈경기 이점을 최대한 살릴 생각이다. 실내 활동을 할 수 있을 때 실내에서 훈련하려고 한다. 오늘 같은 경우도 실내에 있는 케이지에서 스윙을 했다"고 설명했다.
많은 해결 과제를 떠안고 있는 KIA가 기운을 되찾아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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