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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

복합적 연결로 성장한 도시, 그 속에 스며든 스토리

입력 2021.12.31. 00:29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45·끝> 아름다운 도시공간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학동8거리 모습.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노동자 이주터로 어디에서나 감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도시구조와 개별필지, 그리고 길과 주거공간의 전형을 볼수 있었던 사례다.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45·끝> 아름다운 도시공간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는 인간과 활동 그리고 토지와 시설로 구성된다. 이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도시활동과 이를 지원하는 토지와 시설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도시는 기능적인 오브제만도 아니고 미학적으로 옳고 그른 대상도 아니다. 도시는 우리가 구축해가는 인공적인 풍경이며 그 속에서 우리들의 삶이 펼쳐지는 곳이다. 우리의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왜, 이러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은 미래의 우리 도시공간과 장소 형성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도시의 형태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생산자와 거주자와의 변증법적 관계 하에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는 도시의 형태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형성되는 것으로 건조물과 외부공간이 함께 모여 이루는 복합체로 바라보는 것이다. 필지를 중심으로 한 지리학적 시각으로 도시의 생성 당시부터 현재까지 지역, 도시, 가구, 도로, 단위필지 순으로 해석방법과 건축의 역사성을 유지하기 위해 단위필지와 가로, 도시전체의 건조 환경에 대한 시각으로 건축물의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연결시키는 3차원적 해석이 있다.

여기에 프랑스 파리의 도시공간구조처럼 축을 따라 형성된 강한 시각적 연속성의 측면으로 보는 방법도 있다. 도시공간을 체계적으로 표현한 이론가는 까밀로 지테(Camillo Sitte)일테다. 그는 도시공간을 연속적인 실체로 봤으며 건축물이 서로 상관관계를 가질 때 존재가치가 있다고 봤다. 특히 로마도시의 상호연결된 조직처럼 개별건축물의 형태와 용적, 가로변 건축군의 배치, 가로와 광장의 형태, 그것들의 구성관계가 중요하다고 봤다. 하브라켄(Habraken. N.J)은 도시조직(Urban Tissu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유기적인 통합체로서 도시 공간구조를 설명했다. 또한 로저 바커(Roger Baker)는 도시의 물적 기반이 되는 도시구조와 이 속에서 구성원들의 사회적 집합체가 만드는 사건들 사이의 관계성으로 보는 방법도 있다.

광주대표문화마을 동명동의 공간조직 모습. 한옥에서부터 다양한 근대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작은 건축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 광주라는 도시공간과 장소를 들여다봤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도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공간구조이며, 건축물과 공간들의 집합체이고, 장소들의 복합적 연결 관계로 접근했다. 우리가 사는 광주라는 도시에서 이 같은 시각에 부합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은 현재의 장소는 어디일까 ? 현재 모습에서 찾을 수 없다면 과거에는 존재한 곳이 있었을까 ?

사라진 역사 속 세계 유일무이한 독창적인 도시조직이 있다. 바로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노동자 이주터인 '학동 팔거리'를 들 수 있다. 현재까지 존재해있었더라면 역사도시 로마에도 없는 매우 유니크한 도시공간구조가 됐을 것이다. 4개의 도시블록으로 구성됐으며 각 블록은 8거리가 형성돼있다. 이는 다시 4개가 연속된 블록으로 8거리를 형성하는 공간구조이다. 단위필지는 각 거리의 성격에 따라 나누어져 있으며 어디에서나 감시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길과 만나는 필지는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주거공간을 구성한다. 도시구조와 개별필지, 그리고 길과 주거공간의 전형을 볼수 있었던 사례다.

광주 도시역사에 있어 가장 필지와 길의 분화가 활발했던 도시공간은 '충장로'다. 충장로는 광주의 오랜 상권의 중심지로서 시민들이 차량 방해없이 자유롭게 보행하면서 쇼핑하는 중요기능을 해왔다. 우체국 앞 등 추억의 만남의 장소, 주변의 건축물 사이로 구불구불한 골목길, 불규칙적으로 만나는 공간과 장소들은 고도로 분화된 필지와 길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기인한다. 근대도시의 정형화되고 미학적 측면이 결여된 장소와는 대조적인 맛과 이미지가 있다.

근대 건축물과 길이 어우러진 집합체인 광주 대표문화마을 '동명동 일대'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동명동 일대는 광주의 과거 근대건축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한옥에서부터 다양한 근대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작은 박물관이라고 지정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에는 국립아사아문화전당(ACC) 주변의 배후 장소로서 광주의 지역 색을 강하게 표현하는 맛집과 까페, 공방, 갤러리 등이 복합적으로 집합된 특별한 장소로 변모하고 있다. 오래된 길과 건축물 그리고 다채로운 가게들과 장소들은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모여들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닌다.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구심장소이면서 도심의 핵이 되는 'ACC주변 광장과 읍성터'의 거대한 공간구조도 좋은 사례이다. 광주의 모태가 되는 읍성 터는 금남로를 중심으로 좌우의 충장로와 예술의 거리를 포함해 구 도심의 대표 시가지를 형성해왔다. 특히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장소로서의 기능, ACC의 대규모 기능들의 집합체로서 시민 활동을 위한 중심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전일빌딩245의 리모델링으로 역사적 흔적을 보전함과 동시에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광주를 탐방하고 이해하는 주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언급한 세 사례가 아름다운 도시공간과 장소가 돼 광주시민들에게 매력있고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특질들이 담겨있어야 할까? 도시에는 시민들의 삶의 흔적이 간직돼야 한다. 도시역사는 세대를 통해 지속되기 때문에 여기에는 장소의 역사적 맥락이 있어야 하며 시간의 연결이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은 집합적 공간구조로 길과 건축공간, 내부공간과 외부공간, 공적공간과 사적공간, 장소와 장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사회적 장소를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 3차원적 집합적 경관을 형성할 수 있는 그 도시만의 색채와 재료 등 최고의 감각과 디테일이 묻어나야 한다.

광주읍성터(빨간 선)와 ACC주변 도시조직.

진정한 도시의 아름다움은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점적 건축물과 그들의 집합으로 맥락이 형성된 선적 가로환경, 길과 필지 그리고 건축공간과 오픈스페이스 등이 블록화돼어 사회적 조직체로서 면적화될 때 비로소 아름다운 도시의 한 단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공유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오세규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대한건축학회 광주전남회장

오세규 교수는

전남대 건축학부에서 건축설계 교육과 도시와 미래주거를 연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대학타운형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와 광주 대표문화마을 MP로 활동했으며 한국도시설계학회 광주전남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대한건축학회 광주전남회장, 대통령소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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