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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

어르신들 정신 담는 그릇으로 형상화하다

입력 2021.12.02. 16:06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41> 광주노인회관
남구 서동에서 상무지구로 자리를 옮긴 광주노인회관

공간탐구자와 걷는 도시건축 산책<41> 광주노인회관


누군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필자는 '건축은 공간(空間)을 담는 그릇입니다'라고 답을 했다. 우리 삶 속 모든 것이 공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넓게는 우주 공간 속에, 작게는 방 안이란 공간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릇은 음식이나 물건을 담는 용기라는 의미를 지닌 물질 명사로도 쓰이지만 '큰 그릇'이라는 말처럼 무언가를 내포한 어떤 것을 뜻하는 추상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이런 의미에서 건축은 반드시 무언가를 내포해야만 하는 것이다. 생각 없이 단지 필요에 의해서만 의미 없이 지어진 건축이 아닌, 반드시 어떤 생각이 담긴 건축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광주노인회관 강당 모습. 연단이 높지 않고 올라가는 길 또한 계단보다 경사로를 설치해 관절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의 편리한 보행을 돕도록 했다.

필자는 이러한 생각으로 광주노인회관을 설계할 당시 단순하게 어르신들이 필요한 공간만이 아닌 건축물 그 자체가 어르신들의 정신을 담는 그릇으로 형상화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간이란 용어가 거시적으로 쓰일 때는 광활한 우주를 뜻하기도 하지만 미시적으로 쓰일 때는 극히 작은 원자나 미립자의 세계일 수도 있다.

거대하거나 미세하거나 크기에 상관없이 공간은 어마어마한 것을 뜻하는 거대용어로 공간을 담는 그릇이면 그릇은 공간보다 더 커야만 한다. 공간보다도 더 큰 것이 건축이라는 것이다.

광주노인회관 복도 곳곳에는 어르신들이 오다가다 잠깐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놓여있으며 벽에는 어르신들의 보행 편의를 돕기 위한 봉이 설치돼있다.

건축을 넓이나 부피와 같은 크기의 개념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건축은 공간이란 우주적인 거대 개념을 담을 수 있을만큼 다양하면서도 본질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필자는 나무심는 건축인이란 NGO에 소속돼 '건축'하면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인식을 깨고 매년 나무를 심는 운동을 펼치면서 그 개념을 확장해 광주라는 도시 공간을 아름답게 가꾸는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아름다운 공간들도 찾고 만들어가면서 자연의 지형을 될 수 있는대로 살렸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광주노인회관을 설계했고 필자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광주광역시 노인회관은 노후걱정 없는 100세 도시 광주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주노인회관은 남구 서동에 있던 노후된 건물을 떠나 어르신들의 행정, 문화, 상업의 최대 중심지인 상무시민공원 인접한 곳으로 옮겼다. 지하1층에서 지상4층 규모다. 모든 시설을 현대화해 쾌적하고 안전하게 설계, 어르신들의 이용에 불편함에 없도록 했다.

대한노인회관과 노인일자리 지원센터, 노인취업 지원센터, 경로당 광역지원센터 등이 입주해 있으며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교육, 그라운드골프, 한궁, 바둑, 배드민턴 등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광주노인회관은 건축물의 공간을 사용자인 어르신들의 행동양식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움, 교류, 휴식, 운동 등의 공간을 만들어 지루함을 없애며 모든 시설물이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없는 건축물을 만들었다.

건축물의 주차장 상부는 빈 공간을 이용해 언제든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이트볼장을 만들었다. 전천후게이트볼장이 아닌 것이 다소 아쉽지만 코로나19로 답답함을 느낄 어르신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김기준 ㈜맥스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대표

김기준 건축사는

공간을 담는 그릇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맥스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광주대학교 겸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광주,전남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며 건축가협회 부회장, 나무심는건축인 부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광주 남구보건소(은상), 광주서부교육청(동상)으로 광주광역시 건축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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