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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 배우 같다' 광주 교원평가서 성희롱·인권침해

입력 2022.12.09. 15:23
전교조 광주지부 “모멸감 주는 시스템 폐지해야”…설문 발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로고.

광주지역 교사들이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과 인권침해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에 따르면 전교조 광주지부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광주에서 근무하는 유, 초, 중, 고등학교, 특수학교 교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광주 교원평가 성희롱·인권침해 사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약 45%의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교원평가에서 성희롱, 외모 비하, 욕설, 인격모독 등의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경헙 사례로 '뚱뚱하다', '할머니같다', '에로 전문 배우 닮았다', '메주같다' 등 신체 조건에 대한 비하 발언도 있었다.

또 애인과의 사생활 언급, 욕설, 근거 없는 비방, 협박성 발언 등을 경험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광주지부는 "교사들은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이 '익명성을 앞세운 합법적인 악플달기'가 돼 버렸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에 따른 커다란 정신적 피해를 당해도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어떤 치유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절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도입한 교원평가는 학생들에게는 교사와 함께 서로를 존중하며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대신 익명성 속에서 교사를 향한 무책임한 비난을 일방적으로 쏟아부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학부모에게도 익명성 속에서 교사에 대한 극히 피상적이고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평가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교원평가는 '교원전문성 향상'이라는 취지로 법률적 근거도 없이 시행되었지만 정작 교원전문성은 높이지 못하고 교사들에게 자괴감만 주고 있다"며 "수업의 질을 높이지도 못하고, 학생·학부모의 요구도 제대로 담지 못하며 교사와 학생,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적 관계를 왜곡시키고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교육공동체를 파괴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주시교육청은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 인권침해를 당한 교사들의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교육부와의 협의,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한 의견 발표 등을 통해 교권침해시스템, 교육동체 파괴 시스템인 교원평가 폐지에 앞장서길 바란다"며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 인권침해 등을 당한 교사들의 치유지원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교원평가 피해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전체 교사들을 대상으로 피해사례를 접수하는 등 실태를 조사해 법률적 지원을 포함해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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