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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로커8', 네이버 어떻게 뚫었나 봤더니

입력 2021.10.13. 17:45
작품 '패션쇼' 8월부터 네이버 연재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웹툰스쿨 출신
에이전시 미팅 기회 생겨 단박 입성
"오락용보다 생각하는 만화 그릴게요"
웹툰 작가 로커8

지역에서 웹툰 작가를 꿈꾸며 열심히 준비해온 작가 지망생이 웹툰 최대 플랫폼 네이버에서 데뷔하게 됐다. 작가 로커8(본명 박은현)이 그 주인공. 로커8은 지난 8월부터 네이버 일요웹툰에 '패션쇼(Passion Show)'를 연재 중이다. 특히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웹툰 작가나 지망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웹툰스쿨, 지원사업 등을 거쳐 이룬 성과라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작가가 다시 그림을 시작한 것은 29살이었다. 중학생 때 만화가가 되겠다며 부모님께 학원을 보내달라 부탁했지만 '만화가가 되면 먹고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꿈을 접었던 그다. 이후 패션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전공대로 패션디자이너로 일했다. 이후 그래픽디자이너로 진로를 바꿔 일하던 그는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만화가란 꿈을 접은 후 가진 꿈이 디자이너였는데 막상 되고 나니 현실은 생각하던 이상과는 달랐어요. 개미처럼 일만 했고 직장 상사를 봐도 나중에 제가 저렇게 되고 싶진 않더라고요. 삶의 목적이 사라지니 상실감이 커지고 우울증이 심하게 왔죠. 현실을 도피할 수단으로 장편 만화책을 집어들었어요. '원피스'였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는거에요. '나 만화를 좋아했었지. 맞아 나도 이렇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웹툰 '패션쇼'.

이후 그는 고향인 광주로 내려와 회사를 다니며 퇴근하면 그림 연습하는 일상을 보냈다. '이 정도면 실력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적으로 웹툰을 배울 수 있는 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학원을 다니며 만든 작품은 생각보다 기대 이하였다. 자신이 생각했던 시간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작가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웹툰스쿨을 알게 됐다. 전공생이 아니다보니 정보나 기술적인 면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일이 많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2019년부터 웹툰스쿨을 다녔어요. 수업료는 무료인데 드로잉, 콘티 등 수업 내용과 구성이 알찼어요. 거기다 현업에 있는 웹툰 작가들이 와서 수업을 하니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큰 돈을 내고 다녔던 학원보다 오히려 이곳에서 실력적으로나 많이 도움이 됐어요. 웹툰 작가를 꿈꾸는 분들과 정보도 교류할 수 있기도 하고 제겐 기회였죠."

웹툰스쿨을 통해 그는 또 다른 기회를 갖게 된다. 바로 에이전시(소속사)와 미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나 신인 웹툰 작가들에게 에이전시 미팅은 큰 기회다. 데뷔 기회를 어디서 얻느냐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웹툰 '패션쇼'.

많은 웹툰 작가들이 작품 연재 플랫폼으로 꿈꾸는 네이버 웹툰 경우 경력 1년 미만의 신인은 작품을 바로 투고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네이버 도전 만화에서 인기를 입증받거나 에이전시를 통해 작품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한다. 보통 신인 작가가 에이전시와 미팅을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많은 신인 작가들은 다른 플랫폼을 통해 경력을 쌓거나 도전 만화에 작품을 연재한다.

"에이전시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못했기에 도전 만화를 준비 중이었어요. 그런데 진흥원에서 에이전시 미팅 시간을 마련해주더라구요. 운 좋게도 마음에 맞는 에이전시가 있어 같이 작품을 하게 됐고 진행하는 과정에 '작품이 괜찮으니 네이버에 작품을 제출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당연히 안될 줄 알았는데 네이버에서 연재를 제안했어요. 시작을 네이버에서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렇게 연재를 시작한 그의 데뷔작은 '패션쇼(Passion Show)'다. 의상쇼가 아닌 열정쇼. 여기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있다. 꿈을 잃고 방황한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좇아보자는 내용이다. 데뷔한 지 한달여 신인이라 폭발적 조회수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 반응은 꽤 좋다.

"결국 만화를 시작하게 되면서 생각했던 것이 녹아있어요. 어차피 이렇게 만화를 하게 될거였으면 부모님이 만류했어도 내가 어떻게든 했어야 행복했는데.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구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꿈이 없잖아요. 결국 그렇게 살아봤자 원치 않는 삶 속에서 저처럼 회의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그저 오락용에 머무는 만화가 아닌 내 삶을 돌아보는, 생각거리를 줄 수 있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한편 로커8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웹툰스쿨을 수료하고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지크리에이터(G.Creator)를 거쳐 현재 웹툰 파일럿 제작지원사업에 선정돼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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