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소송을 통해 본 집중호우 피해 재구성④] 대책 절실·끝

입력 2021.05.11. 14:55
고가 기계들 녹슬고 빚만 늘어가
손배소 3~5년 소요 '지루한 싸움'
"복구 막막, 다시는 이런 일 없길"


끝나지 않은 전쟁···"다시는 침수 피해 없길"


지난해 8월 광주·전남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국가 대표 산업단지 중 하나인 광주 첨단산업단지가 침수돼 입주 기업들이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해당 피해 기업들은 첨단산단 관리 주체인 광주시와 북구청 등이 집중호우를 대비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며 최근 광주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집중호우가 발생한 지 9개월만이다.

이에 무등일보는 최근 광주 첨단산단 피해 기업들이 법원에 제기한 소장 등을 토대로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원인, 해결 대책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편집자주>


지난해 8월 광주·전남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공장이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광주 첨단산업단지 기업들은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수해(水害)의 아픔 속에 살고 있다.

빗물에 잠겼던 최첨단 기계 등은 수리 과정을 거쳐 어느정도 복구됐지만 공장내부 침수로 발생한 금형기계의 부식, 각종 원재료 및 완제품 파손 등 손실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광주시와 북구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역시 언제 마무리될 지 모르는데다, 올해 또다시 발생할 지 모르는 호우 피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피해 기업들은 손실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과 함께 다시는 지난해와 같은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첨단산단에서 광산업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A기업.

이 기업은 지난해 집중호우로 기계 설비를 비롯해 출하를 앞둔 완제품은 물론 사무실 집기까지 침수돼 수십억원대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고가의 최첨단 금형 공작기계가 침수돼 수개월째 공장가동이 지연되는 등 적지않은 차질이 발생했다.

장기화된 코로나에 매출이 급락하는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는 넘지못할 시련이 됐다.

최근 광주시와 북구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배 소송 역시 최종 결론이 나가기까지 통상적으로 3~5년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막막한 상황이다.

지난 2011년 7월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로 인한 피해배상은 5년이 지난 2016년 8월에야 마무리됐고, 2003년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부산 녹산산단의 '양수금 청구소송' 역시 5년이 지난 2008년에 끝이 났다.

이 기업 김모 대표는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한지 벌써 1년을 향해 가고 있지만 입주기업들의 피해는 여전하다"며 "가뜩이나 장기화된 코로나에 매출이 줄어든 기업들에 제대로 된 피해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빚만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피해 기업들을 중심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민사소송 대부분이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 복구는 정말 막막하다"며 "제발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B기업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 모 대표는 "침수 피해가 발생한 지 9개월이 넘었지만 달라진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빚에 빚을 떠안을 정도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며 "완제품과 각종 원재료가 물에 잠겨 수억원대의 피해를 입은데다 고가의 첨단기계가 물에 잠겨 복구하는데까지 공장가동이 지연돼 아직까지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자본력이 열악한 중기는 한번 피해를 입으면 타격이 크다"며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된 만큼 피해 기업들에 제대로 된 피해 배상과 함께 다시는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이 강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이건 어때요?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기업 주요뉴스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