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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행복지역화폐 발행 3년 연착륙···상권에 쏙쏙 파고 들었다

입력 2021.11.30. 16:26
2019년 22개 시·군 1천108억 발행
작년 이어 올해도 1조2천억원 규모
6만4천 가맹점 '골목상권' 활성화
4인가족 연간 240만원 절감 효과
농어민공익수당 등 정책적 역할도
지난 2월 김영록 전남지사가 허석 순천시장과 함께 순천 역전시장을 방문, 설 명절 전통시장 방역사항 점검 및 상인들을 격려하고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행복지역화폐가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소상공인과 지역민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민선 7기 공약으로 시작된 지역사랑 상품권 전남 공동 브랜드 '전남행복지역화폐'는 22개 시군에서 자체 발행하는 형태로 추진되면서 광역발행 시 우려했던 특정 지역 위주의 쏠림현상 없이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과 지역민들이 모두 만족하는 형태로 지난 3년간 운영돼 왔다.

매년 1조원 이상의 발행으로 지역 내 소비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지역 상권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재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남행복지역화폐 브랜드 로고.

◆시군 협의로 탄생…소상공인·주민 모두 '윈윈'

요즘 동네에 있는 식당, 카페, 마트, 편의점, 안경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면 출입구에 스티커 하나가 붙어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스티커에는 목포사랑상품권 가맹점, 장성사랑상품권 가맹점, 완도사랑상품권 가맹점 등이 적혀있어 가게가 해당 시·군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이라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전남행복지역화폐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전남새천년상품권 발행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비롯해 같은 해 3월 개최된 22개 시군 담당 부서 회의, 그리고 4월 진행된 지사-시장·군수 상품권 발행업무협약을 거쳐 탄생했다.

장성군 주민들이 장성사랑상품권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이미 여수시와 순천시 등 11개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었지만 '전남행복지역화폐'공동 브랜드의 로고를 단 지역사랑상품권은 7월부터 22개 전 시·군에서 본격적으로 발행됐다.

애초 전남 전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광역발행 안도 함께 논의됐지만 연구용역과 타 시도 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경제력이 크고 인구가 많은 지역 위주의 상품권 이용 쏠림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자체 발행으로 최종 결정됐다.

전남도는 관련 조례 제정으로 행·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으며 가맹점 등록 기준 등을 정하는 조례를 자체적으로 제정한 일선 시군들은 가맹점 등록과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카드형 행복지역화폐인 화순사랑카드를 이용하는 모습.

지역사랑상품권은 발행하는 시·군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이끌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직영매장에서의 사용이 제한되고 동네 마트, 식당, 전통시장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장기적인 경제 저성장 기조와 내수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시키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흥사랑카드

◆4인 가족 기준 연간 240만원 소득 증대 효과도

발행 첫해인 2019년에는 1천108억원 규모의 '전남행복지역화폐'가 발행됐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1조1천531억원이 발행됐다. 올해도 10월 현재 1조2천367억원이 발행되는 등 매년 그 규모는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발행한 행복지역화폐 중 1조280억원이 현금으로 환전돼 83%의 환전율을 기록하는 등 지역 내 소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례사랑상품권

여기에 국비 지원을 통한 할인율을 10%로 확대·판매하면서 지역민들에게 소득 증대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군별로 월 구매 한도가 다르지만 1인당 50만원씩 4인 가족이 1년 동안 구매하는 것으로 가정했을 때 연간 최대 240만원의 가구소득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

무안군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A씨는 "남편과 함께 매월 무안사랑상품권을 구입하는데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 가맹점으로 등록이 되어있어 학원비를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 자주 가는 동네마트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생활비 절약에 도움이 많이 된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안사랑상품권

광양시에 거주하며 순천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B씨는 "주민등록 주소지와 상관없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어 광양사랑상품권과 순천사랑상품권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며 "순천에서는 직장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때 주로 사용하고 광양에서는 주말에 친구들과 카페를 가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 사용한다. 한 달 동안 쌓이다보니 절약되는 금액도 많았다"며 지속적인 사용의사를 밝혔다.

가맹점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순천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고객분들이 순천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신다. 가맹 후 매출도 늘고 수수료 부담도 줄어 가맹하기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상공인 살리는 순천사랑상품권의 많은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역 내 기업과 법인, 단체들도 소상공인 살리는 행복지역화폐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해남에서 기관·단체 판매액이 4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광양에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협력사 협회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238억원을 구매, 임직원들에게 50만원씩 지급했다.

광양시의 한 소상공인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임직원들에게 광양사랑상품권을 지급한 날에는 매출이 크게 뛴다"며 "현금이 아니라 광양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 골목상권에서의 사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반겼다.


◆지자체별 사용 목적도 '다양'…부정 유통 차단은 '과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복지역화폐는 다양한 정책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농어민 공익수당 60만원을 행복지역화폐로 지급한 데 이어 보성군에서는 전국 최초로 16~18세 여성청소년들에게 생리용품 구입 전용 보성사랑상품권을 지급했다. 보성군은 코로나백신 접종을 완료한 군민들에게도 행복지역화폐를 지급했다.

다른 시·군들도 자체 재난지원금, 전입장려금, 공무원 복지포인트,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인센티브,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신생아 양육비 등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면서 이 같은 정책적 효과는 고스란히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복지역화폐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러다 보니 가맹점과 이용 가능 업종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9년 3만3천884곳이었던 가맹점은 현재 6만4천여 곳으로 늘어났으며 업종 또한 도·소매업, 음식점 위주에서 이·미용업, 학원, 약국, 병원, 숙박업 등으로 다양화됐다.

이처럼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부정유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맹점주가 지인을 동원해 상품권을 할인 구매한 뒤 본인 가게에서 결제해 할인차액을 얻는 행위와 실제 매출보다 거래명세서를 부풀러 상품권을 불법 수취·환전하는 행위 등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전남도는 지난해 1월 '부정유통 가이드라인'을 마련, 일선 시군에 배포했다.

또 부정유통 집중 단속을 통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가맹점을 가맹 취소하고, 부당이득금을 환수하는 등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3월과 10월에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부정유통 일제 단속기간을 운영, 집중 단속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폐 형태의 상품권 외에도 카드 ·모바일형 도입을 적극 추진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행복지역화폐의 활용성을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

이건섭 전남도 일자리경제본부장은 "김영록 지사의 강력한 의지와 정부의 예산 지원, 그리고 각 시·군의 협조가 더해져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데 행복지역화폐가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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