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고] 디지털 트윈

@김승용 입력 2020.02.16. 13:12

전동호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Digital twin, 현실을 본뜬 가상공간을 말한다. 지리정보시스템(GIS), 항공영상, 드론이 촬영한 3차원(3D) 지도가 바탕이다. 그 안에 햇빛, 바람, 온도 등 계절별 데이터와 지상 및 지하시설물의 위치정보를 넣으면 된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이 투입된 디지털 인프라(Infra)의 구축이다. 그곳에서 미래를 미리 살 수 있다. 예상되는 갈등이 해결된다. 인간이 꿈꾸는 더 편리한 생활이 이루어진다. 그를 일찍 알았더라면 남악도청 뒤편에 부닥치며 빙빙 도는 바람 길을 막지는 않았을 텐데, 아쉬움도 있다.

디지털 트윈은 이렇게 우리가 몰랐던 자연 상황과 지식의 한계를 넓혀준다. 도로, 건물, 공원 등 눈에 보이는 시설물과 상하수도, 송유관, 전기 및 전화케이블 등 지하매설물이 3D화되어 담긴다. 건물 내부의 구조도 층층이 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다. 인간의 생각을 움직이는 플랫폼이 되고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기반이 된다. 이를 통해 도시설계, 도로계획, 에너지공급, 부동산정보, 관광홍보 등을 할 수 있고 자율주행, 직주공간, 조망권, 일조권, 교통, 재난 및 안전관리 상황 등을 수시로 관찰하며 대비할 수 있다. 그 생각은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시작했다. 그 중요성은 정보기술 자문회사인 가트너가 2018년부터 2년 연속 10대 IT전략기술로 선정할 정도다. 싱가포르가 선두 주자다. 700억 원을 들여 2018년에 이미 구축했고, 우리의 서울도 2021년까지 ‘비추얼 서울’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진법 언어에 기초한 컴퓨터가 만든 디지털 세상은 어디까지 갈까? 예초 계산 목적에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이버공간까지 만들었다. 머리에 HED를 쓰고 손에 데이터글러브를 끼며 가상공간을 현실인양 느끼기도 한다. 인간의 뇌가 실제와 가상을 구별하지 못한 착각을 이용한 거다. 또한 인터넷을 매개로 5대양 6대주를 하나로 연결하여 직접 가지 않고도 서로를 볼 수 있게 했고 항공훈련, 게임, 마케팅, 치료, 음악, 과학 및 교육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다. 그 으뜸은 영화다. 1999년 〈매트릭스〉는 프로그램 세상에 대항하는 현실세계를, 2009년 〈아바타〉는 판도라 행성 개발과정에서 발생한 토착 나비족과의 갈등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황홀하게 연출했다.

컴퓨터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인간의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느낌이 없으니 사랑할 수는 없어도 멀리할 순 없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국가와 개인의 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될 수 있고, 아예 현실보다 가상생활을 더 즐기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금세 도태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물론 국가의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제껏 빅데이터, 머신러닝, 클라우드, 3D프린팅 등 정보의 홍수를 받아들였듯이 디지털 트윈 또한 거부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디지털 트윈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제공한다. 싱가포르처럼 전 국토를 다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일자리 또한 많이 생기게 되어 경제성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가상공간에서 그대로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90년대 후반 그 어려운 경제여건에서도,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않던 고속통신망을 전국에 깔아 IT강국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디지털 트윈 또한 시간이 좀 걸릴 뿐, 꼭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거다.

전남도에서도 시작했다. 블루이코노미 6대전략에 에너지, 관광, 바이오, 운송, 농수산, 스마트시티를 담았다. 너무 늦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신기술을 더 빨리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필요한 작은 공간부터 단계별로 시도하면 된다. 그러려면 먼저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관심 있는 직원들에게 공부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땅속에 잠들어있던 봄의 소리가 움트던 지난밤의 예지몽이다. 이제 출발할 시각이다. 빗소리가 들린다.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