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미래 에너지기지 노린다 ⑧수소 생산·유통·활용 생태계 균형 발전 추진
태양광에 이어 해상풍력을 조성하며 재생에너지의 메카로 한발짝씩 나아가고 있는 전남도는수소에너지를 통한 신에너지 분야도 확보, 대한민국 그린·청정에너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자 한다. 수소 에너지는 태양광·해상풍력을 통해 만들어진 잉여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탄소중립을 향한 최종 목적지인 셈이다.
수소는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와 달리 추출해야 하는 2차 에너지다. 수소에너지는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 그린 수소로 구분한다. 그레이수소는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켜 추출하는 방법이다. 그레이수소는 추출수소라고도 불린다. 현재 수소 생산 방식의 99% 이상이 그레이 방식이지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상당하다.
그레이수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이 블루수소다.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활용하거나 묻어버리는 방식이다. 블루수소를 통해 그레이 수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85~95%의 탄소를 줄일 수 있지만, 포집 비용이 비싸 채산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린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는 방법이다. 그린수소에 활용하는 전기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를 전력원으로 활용, 정제수를 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수소에너지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다.
◆ 지자체들 활발한 육성 추진
수소에너지가 탄소 배출을 없애고 높은 효율을 가지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지만, 수소에너지를 통한 수소사업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주도할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지자체들이 수소 경제에 주목하고 있다. 인천시는 기업들의 수소사업을 지원하며 수소 산업 선도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울산, 강원, 충남, 충북 등 4개 지자체는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활용해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전남도 역시 지역 특성에 맞춰, 조성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8.2GW)와 연계해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모든 주기에 걸친 초광역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남도는 지난 2021년 10월 '전남 수소산업 육성 태스크포스'의 킥 오프 회의를 진행했다.같은 해 8월 발족한 전남 수소산업 육성 TF는 이를 통해 전남도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연구개발, 기업 유치,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수소산업 육성 및 소비 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대규모 해상풍력과 한국에너지공대 수소전문인력 등 그린수소 산업 육성을 위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 에너지공대 등 수소산업 전문기관과 전남도의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전남 수소산업 육성에 필요한 사업을 지속 발굴해 수소경제의 기틀을 만들고 있다.
특히 동부권은 우수 자연조건과 산업 기반을 갖춘 수소산업의 최적지다. 여수 석유화학단지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를 활용, 단기적으로는 그레이수소와 블루수소 산업을 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전주기 그린수소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생산을 연계하는 '에너지 섬' 개발도 추진 중이다.
그린수소 에너지섬 조성사업은 8.2GW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을 활용한 잉여 전력, 전남의 비교우위 자원인 섬에 수전해 설비를 구축해, 생산한 그린수소가 큰 틀이다. 생산한 그린수소는 상대적으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석유화학 단지 등에 공급해 에너지전환을 통한 탄소중립을 실현할 계획이다.
이 중 광양만권 수소산업 융복합 구축사업은 광양만권의 우수한 철강석유화학 산업 환경기반을 수소산업 전주기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것이다.
◆전남도, 수소경제 육성 잰걸음
전남도는 청정하고 안전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그린수소' 산업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등 수소경제 육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8.2GW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에서 나오는 잉여전력으로 전국 최대 비교우위 자원인 섬에 수전해설비, 액화수소공장 등을 구축, 여기서 생산한 그린수소를 서부권과 동부권 철강·석유화학 단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은 에너지선순환정책의 첫 번째 과제로 '그린수소 에너지섬 조성' 사전 연구기획을 완료하고 2023년 국비 2억원을 확보해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그린수소 에너지섬 조성 타당성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용역 내용은 그린수소 정책, 기반시설, 수급 동향 등 국가 그린수소 산업 로드맵과 에너지 섬 조성 전략 수립 등이다. 용역이 완료되면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그린수소 생산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래에너지 새로운 성장동력 핵심 프로젝트로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 밀집한 철강·석유화학산단에 '광양만권 수소산업 융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특히 탄소 국경세 도입 등에 대비해 기업 차원의 저탄소화 수소 공정전환에 노력하고 있으며 정부 수소정책에 부응해 수소 수요가 많은 광양만권에 수소 거점화 계획을 6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2030년까지 추진하는 수소생산 단계에선 액화천연가스(LNG)를 해외에서 직도입할 수 있는 터미널을 구축하고 액화천연가스를 개질하는 방식의 대규모 블루수소 생산단지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액화천연가스 허브터미널 구축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수소를 저장·운송하는 유통단계는 2028년까지 추진한다. 광양만권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의 탈탄소화와 산업체의 기업 간 자유로운 수소 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수소를 대규모로 저장·운송할 기지를 조성할 방침으로 수소항만터미널 구축, 여수광양 수소 공용 배관망 구축 등에 나선다.
수소 활용단계를 2028년까지 추진한다. 액화천연가스와 수소혼소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공급하고 수소를 신도시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수소 전주기 조성 완료 단계로 청정수소 발전단지, 광양 수소도시 등을 구축한다.
여수광양 수소 공용 배관망 구축은 현재 기본구상 용역 마무리 단계로 이를 토대로 정부 재정지원 반영을 목표로 하는 2단계 예비타당성조사 준비 용역도 동시에 추진, 민·관 공동 협력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광양 수소도시 조성은 2023년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200억원을 지원받아 2026년 준공되면 전남 최초의 수소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 7대 전략·27개 과제로 추진
전남도는 지난해 초 그린뉴딜 핵심 프로젝트로 역점 추진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와 연계해 국가 그린수소산업의 메카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통해 미래 10년 '전남 수소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린수소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7대 전략과 27개 추진과제를 선정해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19조 346억 원을 투입한다. 도내에 1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지역의 우수한 산업환경과 전국 최고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국내외 수소산업 육성정책에 발맞춰 ▲그린수소 에너지 섬 조성 ▲수소 전용 항만터미널 구축 ▲수소차 5만 1천 대 및 수소충전소 38개소 구축 ▲2031년부터 연간 그린수소 97만 톤을 생산할 구상이다.
2025년까지 1단계 도입기에는 그린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생산 준비에 집중한다.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수전해기술 연구개발(R&D) 선점을 위해 ▲수전해 시스템 신뢰성 제고 기술개발 ▲e-모빌리티 수소연료전지 실증 인프라 구축 ▲그린수소 수전해 인증센터 구축 등 5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2027년까지 2단계 정착기에는 그린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생산기지를 중점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소특화단지 조성 ▲대용량(3㎿) 수전해스택 기술개발 및 실증 ▲그린수소 생산 해양선박 구축 ▲수소 분석센터 구축 ▲장시간 운용 드론 연료전지 실증 구축 등 12개 세부과제를 실행한다.
2031년까지 3단계 확산기에는 수소 생산저장이송활용 등 전주기가 가능한 그린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을 마친다. 이를 위해 ▲그린수소암모니아 전용 항만터미널 구축 ▲그린수소 에너지 섬 조성 ▲수소차충전소 지속 보급 ▲탄소저감형 메탄올 합성 실증 등 10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지역 특성과 강점을 연계해 전남 권역별로 추진전략을 분산한다. 동부권은 여수석유화학산단과 광양만권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수소 전주기 시스템과 연관산업을 집적화할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그린수소암모니아 수입 전용 항만 등을 구축하는 거점으로 중점 육성한다.
권역별로 중부권에는 한전, 한국에너지공대, 규제자유특구, 빛그린 국가산단 등 신규 구축하는 혁신인프라를 활용해 수전해 등 그린수소 원천기술 연구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e-모빌리티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서부권에는 8.2GW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태양광 발전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에너지 섬 등 그린수소 대규모 생산실증단지를 조성한다. 수전해 플랜트를 생산하고 수출입할 전진기지로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에너지공대, 녹색에너지연구원 등 연구기관을 비롯해 포스코, 삼성물산, 남해화학 등 수소산업 주요 산업체와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그린수소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주력한다.
강상구 전남도 에너지산업국장은 "전국 최고의 재생에너지 잠재량과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석유화학산단과 조강 생산능력 세계 최고의 철강산업을 기반으로 청정수소산업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2050년 세계 수소시장 규모는 2조달러에 이를 전망으로, 청정수소산업 생태계 조성과 국가 수소산업 중심지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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