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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대체보행로 '논란'···"보행권 고려해야"

입력 2023.06.07. 18:40
지구단위계획 변경 보완 조건 제시했지만
매장 통과·수직 이동 '보행자 불편' 불가피
신세계 측 "영업시간 내 쾌적한 보행 제공"
신세계 책임있는 자세·시 적극적 대응 필요
광주신세계가 계획하고 있는 프리미엄 백화점 '아트 앤 컬처 파크'. 광주신세계

광주신세계가 백화점 신축·이전을 위해 광주시 소유 도로를 편입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위한 보완 조건으로 대체 보행로를 신설하는 것과 관련, 적절성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광주신세계가 대체 보행로를 1층이 아닌 공중에 설치하기로 하면서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대체보행로안은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보행 불편이 없도록 규정한 국토부 훈령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이 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시 소유 도로를 민간사업 부지에 편입시켜준 것과 더해 또 다른 특혜를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광주신세계가 시 소유 도로를 편입해 구분된 필지를 합칠 경우 막대한 지가 상승까지 예상돼 광주신세계의 책임있는 자세와 함께 시민 보행권 확보를 위한 광주시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신세계는 현 백화점 옆 이마트 부지와 옛 모델하우스 부지를 합쳐 '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기로 하고 광주시에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신청했다.

두 부지 사이에 있는 폭 8m, 길이 83m 시유지 도로를 사업부지에 편입하는 안이다. 대신 광주신세계는 대체 도로를 개설하기로 하고, 편입 도로의 보행로 기능은 유지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광주신세계가 광주시에 제안한 보행로를 1층이 아닌 지상 2~3층에 만들겠다고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보행자들은 매장 내부를 통해 이동하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수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불가피하다.

광주신세계 측은 영업 시간 동안은 매장 1층을 통과할 수 있고 공중 보행로 이용은 영업이 종료되는 야간에 한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날씨와 관계 없이 쾌적한 보행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고도 했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영업시간에는 (매장 내) 1층으로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24시간 공중 보행로로 다니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행자 불편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매장 1층 내 보행이 가능하나 근본적으로 단절이 된다는 점에서 변함이 없고, 그마저도 매장 영업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쉬는 날 혹은 휴업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24시간 공중 보행로로 이동해야 한다. 공중 보행로 또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리고, 고장이라도 나면 보행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다. 광주신세계가 공간경쟁력이 높아 이른바 '로열층'으로 불리는 1층을 단절 없이 통째로 사용하기 위해 보행자의 불편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홍근 나무심는건축인 대표는 "차는 돌아가더라도 사람은 직진으로 통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1층 레벨(수준)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2층 혹은 3층에 육교처럼 이동한다고 한다면 보행자들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면서 "1층에서 보행로가 연결이 돼야 보행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1층에 밤낮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행로를 설치해야 광주신세계도 살고 광주 도심도 살릴 수 있다"면서 "광주신세계는 1층 보행로를 로드샵(길거리 점포 구역)으로 만들어 활용하거나, 건축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시 또한 민간 투자 유치를 위해 기존 도로를 없애기는 하지만 적어도 보행자의 불편은 없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훈령을 통해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할 때 보행 동선은 계획구역과 구역 외 지역이 원활한 보행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장애인, 노약자, 아동 등의 보행에 불편이 없도록 계획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24시간 내내 자유로운 통행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배준철 광주시 지구단위계획팀장은 광주신세계의 보행로 보완 계획에 대해 "광주신세계가 제안한 것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있고, 관계부서나 주민 청취를 받는 동안에도 다른 의견이 들어오면 심의 과정에서 보완 조치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 도시계획위원도 "보행자가 불편해하면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이제 시작 단계이고 공동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심의 과정에서 수정·보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16일까지 신세계백화점 이전 건립을 위한 '복합시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결정' 입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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