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대리제출하는 입당원서 서약서에 지지후보를 명시할 것을 규정하면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각 후보자들에 우호적인 당원을 파악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시당은 지지후보 명시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정치개혁연대가 관련 의혹을 제기한지 6일만이다.
광주전남 정치개혁연대는 8일 오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광주시당에 '지지후보' 명시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소속 내년 총선 북구갑 입지자인 문상필 대한장애인사격연맹 회장과 개혁연대 소속 출마 예정자인 이정락·조현환 연대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현장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7명의 민주당 소속 예비 출마자들도 뜻을 함께했다.
연대는 "시당은 당원관리 투명화라는 명목으로 지지후보 기재 방침을 발표했지만, 이는 비밀선거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고 정치적 자유를 구속하는 행위다"면서 "광주시민과 당원들은 윤석열 검찰독재와는 싸우지 않고 집안 편가르기만 하더니 현역 의원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규정까지 만들었다는 등의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이병훈 시당위원장의 공식 사과와 함께 실무진에게도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연대는 "(광주 지역구)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이번 방침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실무자와 시당위원장 중심으로 논의되고 허가됐다"며 "시당위원장은 공개적인 석상에서 사과하고, 실무진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대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내고 이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연대는 "시당 입당원서 대리접수 방안에 따르면 '서약서' 서식에 제출후보를 적게 돼 있고, 시당 사무국장단 공지사항에는 입당원서 대리제출과 관련해 어떤 후보를 돕기 위한 입당원서인지 명시하라고 돼 있다"며 "당헌·당규 등 어디에도 규정돼 있지 않고 타 지역 사례도 전무하다. 이는 각 후보자들에 우호적인 당원을 미리 파악하고 정치신인들의 당원 입당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입당원서 대리제출 시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서약서를 작성하고, 서약서에 '제출후보'를 명시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제출후보 대신 '지역(선거구)'을 명시하는 것으로 지난 5일 변경했다"고 말했다.
시당 측이 언급한 위법행위는 입당원서 명의도용, 주소지 임의 변경, 온라인 입당 시스템 악용한 주소변경, 임의법인 설립 통한 주소지 집중 등을 일컫는다. 즉, 이와 같은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소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제출후보를 명시하도록 했다는 게 시당의 설명이다.
시당은 "선거구를 명시하는 것은 본래 중앙당 지침이다. 앞으로 중앙당 지침에 따라 이외의 규정도 변경한다"며 "1인당 하루 100장 이내의 입당원서만 제출 가능하고 내달 14일까지 입당원서 대리제출 지침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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