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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사전투표 르포]"민주당 견제 필요한데"···복잡한 광주 표심

입력 2022.05.27. 23:38
민주당 강세 여전, 세대별 표심 차이
'일당독점' 문제 의식 공감대 높아
"여당 밀어줘야 지역 변화" 목소리도
젊은층들 정당보단 '실리 투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유권자들이 전남대 캠퍼스컨벤션홀 내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ygs02@mdlibo.com

"광주에도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는 건 아는데 그 대안으로 국민의힘을 고르자니 고민되네요.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게 항상 아쉽죠."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소중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로 향하는 광주시민들은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일당구도를 견제해야 한다는 표심이 공존하고 있는 분위기다. 젊은 층에서는 비교적 다양한 정당과 후보를 선택지에 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7일 한 어르신 유권자가 보조보행기를 끌고 사전투표사무원의 도움을 받고 전남대 캠퍼스컨벤션홀 내 용봉동 사전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양광삼 기자ygs02@mdlibo.com

◆"썩 잘하지 못했어도 민주당" 텃밭 표심 여전

이날 오전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최모(70·여)씨는 "민주당이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민주당이 낫다"며 민주당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여성은 "국민의힘이 광주에 후보를 많이 냈다고 하지만 형식적이지 진정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쪽만 민주당이지 수도권과 충청도, 강원도까지 국민의힘 몰표가 나올 것 같다. 호남에서라도 민주당 후보를 뽑아 견제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구 동명동사전투표소에서 만난 70대 남성 정모씨는 "이번에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면서도 "오히려 저는 잘못했으니까 반성하고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그래도 광주는 민주당에서 많이 신경 써주지 않았느냐"고 민주당 지지를 표명했다.

조선대 재학생인 한모(24·여)씨는 "국민의힘은 기득권 세력이라는 느낌이 든다"며 "지역에서 민주당이 장기 집권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전신 정당부터 국민의힘이 해온 과거 때문이라도 민주당이 집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당구도 견제 목소리 강해…"여당 밀어줘야" 목소리도

반면 민주당 견제 구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동명동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황모(35)씨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현재 광주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금의 민주당 일당독점 환경이 100% 옳다고 생각되진 않는다"며 지방정부 견제 표심을 드러냈다.

목포 거주자인 황모(29)씨는 "워낙 민주당만 뽑으니 다른 정당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고, 그렇게 다양성이 부족해지면서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광주나 전남이나 오히려 국민의힘 당선자가 나와야 건강한 경쟁 체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역대 가장 많은 무투표 광역의원 당선자가 나온 것을 두고 허탈해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동구에 거주하는 신모(31·여성)씨는 "저의 선거구 광역의원은 무투표로 당선돼 투표조차 하지 못했다. 선택 자체를 하지 못하는 데서 허탈감을 느꼈다"며 일당독점 현상에 대한 회의감을 나타냈다.

모녀 지간인 70대 조모씨와 40대 채모씨는 "국민의힘이 여당인데도 불구하고 민주당에 대한 몰표가 나오면 결국 피해보는 건 지역에 사는 서민들이다보니 이번에는 국민의힘을 밀어줬다"면서 "국민의힘에서 광주에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인물과 공약 보고 뽑아요" MZ세대 '실리주의' 뚜렷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굳건한 중장년층과 달리 젊은층에서는 다양한 정당과 요인들을 두루 선택지에 올려두고 표심을 저울질하는 모습이 보였다.

함께 용봉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동갑내기 20대 대학생은 서로 다른 정당과 후보를 뽑은 사실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최모(22·여)씨는 "후보나 공약이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제 주변에서는 민주당이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되다보니 공천 과정도 불합리하고 잘못된 후보를 낸다는 비판이 많다"고 말했다.

김모(22·여)씨는 "민주당을 지지하다보니 정당 투표는 민주당에 했지만 광주시장의 경우 공약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 진보당 후보를 뽑았다"며 "사실 국민의힘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어 "요즘 젊은 층들은 딱히 정당 보고 뽑기보다는 공약 보고 잘할 것 같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줄 후보를 뽑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구에 거주하는 정모(30)씨는 "올해 서른살이 되면서 저 같은 청년을 위한 복지나 제도 개선에 어떤 후보가 적합할지 고민하면서 투표했다"며 "광주도 무조건 정당만 보고 뽑는 관행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정당이 아닌 사람을 보면서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어떤 사람인지를 고심해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임광규기자 kkim21@mdilbo.com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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